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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합의 파기 악몽 … 클린턴 “조심스러운 첫걸음”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그 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 발표에 대해 “조심스러운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가동 중단 발표를 환영하는 국제사회의 논평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신중’ 모드였다.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 조심스러운 첫걸음(a modest first step)”(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한반도 비핵화의 긍정적 첫걸음이지만 행동 수반이 필수”(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 같은 톤이 주를 이뤘다.

김정은 약속 이행 지켜보며
미, 6자회담 재개할지 결정



 클린턴 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북한 새 지도자들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 회담에서 보여준 김정은 체제의 선택을 평가하면서도 약속 이행 여부를 짚어가며 6자회담 재개 등 다음 단계로 나가겠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새 지도부는 1994년 김일성 사망 직후처럼 핵 거래를 통한 대미 대화 노선을 답습했다”며 “하지만 미국은 당시 체결된 ‘제네바 핵 합의’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제네바 핵 합의는 클린턴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체결됐다.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시도로 파기된 이 합의는 당시 행정부 인사들에겐 ‘악몽’이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테이블에 단순히 같이 앉는 게 아니라 확실하게 성과를 내는 전략(winning strategy)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핵심 이슈와 무관한 문제로 소모적 논쟁을 하는 과거의 대화방식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합의’로 북·미 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합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액션 플랜을 짜는 것부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1일 “북·미 간에는 식량 지원 논의가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배분 감시는 어떻게 할지는 합의되지 않았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실장은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핵 문제가 초래할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됐고, 북한은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인 4월 15일을 앞두고 식량을 얻게 됐다”며 “전술적으로 양측 모두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과의 협상은 늘 좋지 않은 선택들 중에서 고르는 일”이라며 “핵 활동 중단이 언제부터인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언제 북한에 들어가는지 등을 못 박지 않아 추가 협상에서 진통이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이번 합의 핵심 사항인 UEP 가동 중단과 식량 지원은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이행될 것이지만 ‘이행순서(sequencing)’를 둘러싼 신경전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까지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그간 북·미회담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남북관계 개선이었지만 앞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대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대화하는 전략)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글린 데이비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한 방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북핵 이슈에 관한 한 ‘통미봉남’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 양국은 북한이 인적·문화·스포츠 교류 부문을 발표문에 담길 요구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핵협상이 진행되는 중에 북한 정부 고위 인사의 방미와 태권도 시범단 교류, 북한 교향악단의 방미 등 민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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