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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대통령" 약발 안 먹히는 오바마 사과

아프가니스탄 카불 동부 가니 카일에서 24일(현지시간) 미군의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형상화한 허수아비를 불태우고 있다. 21일부터 닷새동안 계속된 시위로 23일 미군 2명이 아프간 정부군에 의해 사살되는 등 지금까지 최소 3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니 카일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코란 사본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군 2명에 이어 25일 다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 소속 미군 자문관 2명이 저격을 받고 사망하는 등 21일부터 닷새 동안 양측에서 최소 30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도 쿤드즈 지방에서 시위대가 던진 수류탄에 미군 7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의 철수를 추진 중이다. 나토와 영국도 25일 아프간 당국의 청사들에 있는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번 일로 수세에 몰렸다. “사과한다(I am sorry)”고 말하며 수습하려던 사태가 오히려 악화 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깅그리치(左), 롬니(右)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3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사과 서한을 전달했다. 성난 현지 민심을 누그러뜨려 보려는 것이었다.

그러자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오바마를 향해 “허약한 대통령”이라고 공격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쟁점화에 나선 셈이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공교롭게도 오바마가 사과한 23일 아프간 병사가 미군 2명을 사살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깅그리치는 “오바마의 사과는 분노할 만한 일”이라며 “오히려 카르자이 대통령으로부터 미군이 사살된 데 대해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가세했다. 롬니는 “오바마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과하고 있다”며 “오바마의 외교정책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자존심을 더럽혀왔다”고 비판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2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는 아프간에서 일하는 미국인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적절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어니스트 부대변인은 “2008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과 성명을 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교 무대에서 미국 대통령의 사과가 어디까지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 대통령보다 사과에 인색하다고 분석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우 재임 당시 미군 빈센스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이란 여객기를 격추해 민간인 290명이 사망했지만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도 외교문제에서 사과한 일이 없었다. 다만 아들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예외였다. 그는 2002년 한국에서 미군 장갑차에 의해 효순·미선양이 숨지고 반미 감정이 들끓자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했다.

 민주당 대통령 중에선 빌 클린턴이 ‘가장 많은’ 사과를 했다. 클린턴은 르완다의 대량 학살 사태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한 것을 비롯해 미 군용기가 이탈리아 스키리조트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즉각 이탈리아 정부에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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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