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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먹고 자란 헨더슨, 엄마 챔프 먹었어요

벤 헨더슨(왼쪽)이 26일 열린 UFC 타이틀매치에서 프랭키 에드가의 얼굴에 펀치를 적중시키고 있다. ‘하프 코리안’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헨더슨의 어깨에 ‘전사’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벤 헨더슨이 챔피언 벨트를 들고 어머니 김성화씨와 활짝 웃고 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하프 코리안’ 벤 헨더슨(29·미국)이 세계 최강자로 올라섰다. 왼 소매에 태극기, 오른 소매에 성조기를 단 티셔츠 아래 챔피언 벨트를 두른 그는 관중석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강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끌어안았다. 어머니 김성화(51)씨였다.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대회 UFC 144의 메인 이벤트는 헨더슨 모자의 포옹과 입맞춤으로 끝났다.

 헨더슨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UFC 라이트급(70㎏ 이하)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31·미국)와 5라운드 접전을 펼친 끝에 3-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UFC에서 한국인 또는 한국계 선수가 챔피언에 오른 건 헨더슨이 처음이다. 통산 전적 16승2패.

 헨더슨는 빠르고 야무진 에드가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콤비네이션 킥으로 챔피언을 압박했다. 2라운드 중반 넘어져 위기를 맞았지만 누운 자세에서 오히려 강력한 업킥을 터뜨렸다. 에드가의 얼굴은 피로 물들었다.

 헨더슨은 3, 4라운드에서도 쉬지 않고 에드가를 몰아붙였다. 에드가의 반격도 매서웠지만 헨더슨은 공격을 받으면 한발 더 나아가 반격했다. 마지막 5라운드에선 에드가의 펀치 반격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막판 테이크다운과 펀치로 점수를 벌었다. 격전을 치른 헨더슨은 전혀 지치지 않았고, 얼굴은 상처 하나 없이 말끔했다. 채점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챔피언이 누군지는 분명했다.

 헨더슨은 “챔피언 상금을 타면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헨더슨은 파이트 머니(5만 달러·추정)와 이날 최고의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상금(6만5000달러), 그리고 각종 보너스를 합쳐 최고 30만 달러(약 3억3000만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몸에는 주한미군 출신 흑인 아버지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지만 마음 씀씀이만큼은 다분히 한국적이다. 그는 “아버지와 이혼 후 어머니는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자식들을 키웠다. 매일 가게 세 군데를 돌며 궂은 일을 하시며 우리들을 가르쳤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성화씨는 아들에게 김치를 먹였고, 한글과 태권도를 가르쳤다. 어머니의 헌신으로 자란 아들은 하프 코리안 이상의 한국인이다. 헨드슨은 경기 후 “한국 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웰터급(77㎏ 이하) 경기에서 재일동포 추성훈(37·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제이크 쉴즈(33·미국)를 맞아 잘 싸웠지만 0-3 판정패를 당했다. 추성훈은 이 경기를 위해 17㎏을 감량해 체급을 낮췄지만, 4연패에 빠져 은퇴 위기에 몰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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