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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한·중 FTA 공청회는 ‘소통 부재’ 축약판

최선욱
경제부문 기자
방청석에서 바라본 단상은 너무 멀고 높은 곳에 있었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청회 얘기다.

 이날 주최 측인 외교통상부는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을 한 번만 갖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그것도 공청회의 맨 마지막 순서였다. 원래 계획은 전문가 토론이 끝날 때마다 모두 4회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방청석은 술렁였다. 외교부가 “농민들의 단상 점거로 오전 일정이 취소돼 어쩔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소용없었다.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한 농민은 “과격 행동에 가담하지 않고 질서를 지키며 앉아 있던 농민들은 한마디 못 하고 오히려 손해를 봐야 하느냐”고 따졌다. “시간이 늦어졌으니 방청객 질문부터 받아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외교부는 방침을 고수했다. 곧이어 경제 전문가들의 발언이 단상에서 이어졌고, 상당수의 방청객은 쯧쯧 혀를 차며 공청회장을 떠났다.

 참고 기다린 일반 참석자들은 오후 5시쯤이 돼서야 발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미리 발언권을 신청한 방청객 상당수가 자리를 떠난 뒤였다. 이 때문에 사회자가 발언 신청자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어색한 상황이 계속됐다.

 공청회는 일반 국민과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 갈등을 줄이고 국민 의견을 결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외교부는 힘들게 모신 전문가들에 대한 결례를 무릅쓰고라도 방청객 발언 기회를 우선순위에 둬야 했다. 당초 계획이 흐트러진 데 대한 양해는 초청한 전문가들에게 구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는 그렇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효과’ ‘외교안보적 타당성’ ‘동아시아 협력관계’와 같은 우아한 학술용어를 잔뜩 늘어놨다. 중국에 시장을 개방하면 내 삶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고 있는 농어민 앞에서다.

 한·미 FTA를 둘러싼 이견이 발효를 앞둔 최근까지 끊이지 않는 것은 충분한 소통이 부족한 탓이 크다. FTA의 편익은 추상적인지만 피해는 구체적이다. 그래서 여론전이 쉽지 않다. 공청회에서 경제성장률 얼마 증가 같은 수치보다 좀 더 피부에 와닿는 FTA의 편익을 듣고 싶었던 게 나만의 기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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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