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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소득 늘어나는 30~40대는 변액연금, 준비 안 된 50대는 즉시연금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노후 준비가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결국 금융상품에 더 가입해 추가 노후 자금을 쌓아나가는 게 최선의 솔루션이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는 게 보험사에서 파는 연금상품이다. 실제 연금을 받기까지 20년 넘게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한데, 이런 금융상품을 다루는 곳으론 보험사만 한 곳을 찾기 힘들다. 그런데 보험사 연금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100세 시대의 필수품, 연금보험 상품의 세계로 안내한다.

김수연 기자


400만원 넣으면 최대 154만원 절세

개인연금의 기본, 연금저축보험


연말이 되면 소득공제 혜택 때문에 반짝 인기를 누리는 바로 그 상품이다. 특히 지난해 소득공제 한도가 100만원 더 커져 찾는 이가 늘었다. 통칭 ‘연금저축’이라 하는데, 은행에서 팔면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에서는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에서는 ‘연금저축펀드’가 된다. 소득공제 대상이 아닌 ‘일반 연금보험’과 자주 혼동된다. 보험사 판매인들이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혼동을 조장 또는 방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어느 금융사에서 가입하든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된다. 이 때문에 매달 33만원씩 붓는 게 일반적이다. 연 400만원을 불입하면 소득수준별 적용세율에 따라 26만원에서 최고 154만원까지 절세효과를 본다. 소득세율이 높은 고소득자일수록 절세 효과는 커진다.

하지만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연간 총 연금소득이 600만원을 넘을 경우는 다른 소득과 합산,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그래도 미리 받는 소득공제가 나중에 내야 할 세금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과 증권사 연금저축펀드는 운용수익률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 보험사 연금저축보험은 수익이 공시이율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2월 현재 연금저축의 공시이율은 4.5% 안팎이다. 처음 보험료를 내기 시작해 실제 연금을 받기까지는 30년 이상 걸리므로, 이렇게 먼 미래에 이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 불가능하다. 지난해 은행 연금저축 신탁 평균 수익률은 3%대 초반(채권형 기준), 보험사 연금저축 보험 수익률도 3%대로 모두 1년 만기 정기예금(4.09%)보다 못했다. 하지만 개인연금이 도입된 2001년 이후 11년간의 연평균 수익 률은 ▶은행(국민은행 연금신탁 1호) 3.9% ▶보험(삼성생명 골드연금보험) 4.8% ▶증권(하나UBS인베스트연금펀드1) 16.5% 등으로 나쁘지 않았다(KDB대우증권의 조사 결과).

 보험사의 연금저축이 은행·증권사 것과 다른 점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 ‘종신연금형’이 있다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추세여서 보험사들이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한다. 다만 종신수령을 택할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매달 받는 연금액수가 줄어든다.

 은행·보험·증권 중 한 곳의 연금저축에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불만이라면 다른 금융사 상품으로 갈아타도 된다. 수수료만 내면 세제 혜택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강할 때는 연금저축펀드로 가입했다가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고 또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고 싶다면 연금저축보험으로 계약을 이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금 지급 중에도 재투자해 수익률

최다 판매 변액형 연금보험


개인연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이 이른바 ‘일반’ 연금보험이다. 비슷한 이름 때문에 연금저축보험과 쉽게 혼동되는데, 구분을 위해 일반 연금보험 또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이라고 부른다. 소득공제 혜택이 없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연금보험을 포함, 생명보험사의 모든 보험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세금을 내지 않는다. 자산가들이 연금보험을 선호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연금을 수령할 때도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연금보험은 크게 정액형과 변액형으로 나뉜다. 펀드에 투자해 운용 수익률을 얻는 게 변액형으로, 요즘 대세다. 투자 위험이 따르는 대신 기대 수익은 높다. 소득은 점차 늘고 서서히 은퇴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30~40대가 변액연금 가입 적기라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판매인들은 이 세대를 집중 공략한다.

 2001년 등장한 변액연금은 초기에는 펀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사업비(수수료)만 더 떼 실질수익률이 낮다는 지적만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옵션을 붙여 진화하는 추세다. 노후용 자금인 만큼 주로 안정성 장치가 더해졌다. ▶변액연금이지만 일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그때부터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을 쌓는 정액연금으로 변신하거나 ▶적립액 중 원금은 채권펀드로 이동시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나머지만 공격적인 주식형펀드에서 운용되도록 분배하며 ▶단계적으로 수익률을 보장하는 계단형 등이다.

 또 수익성을 보완하는 방식도 개발됐다. 기존의 변액연금은 납입기간과 거치기간(연금지급이 시작되기 전)에만 변액형으로 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연금 지급이 시작된 후에도 일부를 다시 펀드에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상품도 판다. 보험사 연금이 인플레이션 대비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자 이를 보완한 것이다.

 변액연금의 기세에 눌려 큰 주목을 못 받지만, 나중에 받는 연금이 공시이율에 따라 결정되는 정액 연금보험도 있다. 시중 금리를 비슷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나 그만큼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공시이율은 해당 보험사가 실세 금리에 연동해 공시한다. 2월 현재 공시이율은 4.6% 안팎이다. 보험료 추가 납입, 중도 인출 등이 가능한 것을 ‘유니버설’이라 하는데 요즘 대부분의 연금보험은 이런 기능을 갖췄다.


수퍼리치가 좋아하는 노후 월급통장

목돈 넣는 즉시연금보험


오랜 기간 다달이 돈을 모아 노후에 대비하는 게 연금보험이다. 이 때문에 한창 소득이 늘어나는 30~40대에 적합하고, 은퇴를 목전에 둔 50대 이후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보험료를 내는 기간은 짧고, 금세 연금을 받아야 할 나이가 되는데 그때 충분한 금액을 받으려면 매달 거액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의 대학 교육이나 결혼 등으로 지출이 많은 연령대에 그런 여유가 있을 턱이 없다. 그래서 젊을 때 미처 연금을 준비하지 못한 채 50대를 넘긴 이들은 즉시연금보험을 찾는다. 목돈을 넣고 매달 일정액을 받는 형태로, 은행에 노후자금을 예치해 두고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금리생활자와 비슷한 구조다. 시중금리가 낮아진다고 해도 기간별로 최저 이율은 보장한다. 거액 자산가들이 스스로 골치 아프고 위험한 재테크를 피해 대신 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산가들이 즉시연금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세제 혜택이다. 매달 받는 연금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15.4%의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

 종신형으로 즉시연금에 가입을 하면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다. 갑자기 목돈을 쓸 일이 생긴다면 낭패다. 그런데 되레 이를 장점으로 강조하는 보험 설계사도 많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유독 자식들에게 약한데, 즉시연금에 돈을 묶어버리면 아무도 손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즉시연금은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이 정해지는 금리형 상품이다. 이 때문에 가입자가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일부 보험사에서는 원금의 일부를 펀드에 배분하는 변액형 즉시연금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즉시연금에 가입하려면 올 4월 이전이 유리하다며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4월부터 수령액을 산출하는 ‘경험생명표’가 바뀐다는 것이다. 새 경험생명표는 수명이 늘어난 것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수령 기간이 늘고 그만큼 받는 액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종신형 택했어도 중간에 교체 가능

연금 받는 방법도 입맛 따라


어떤 유형의 연금보험이든 받는 방법은 가입자가 고를 수 있다.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 종신형 ▶연금 받을 기간을 미리 정해 두는 기간확정형 ▶본인은 연금의 일부만 받다가 사망 후 가족에 물려주는 상속형 등으로 나뉜다.

 종신형은 글자 그대로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연금이 나오는 방식이다. 보험사가 고령화 시대에 다른 금융사 대비 가장 경쟁력 있다고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종신형으로 연금을 받기로 선택해도 갑자기 불의의 사고를 당할 경우에 대비해 최소 기간은 보증한다. 특히 50대 이후가 종신형으로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는 최소 10년 또는 20년 보증을 택한다. 20년 보증 종신형을 고르면 피보험자의 생사와 관계없이 정해진 기간 동안 연금이 나오므로, 남은 가족이 안정적으로 살림을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연금을 종신 수령하면 더 오래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그만큼 월 수령액은 줄어든다. 30세에 연금저축보험에 가입, 매달 34만원씩 20년 동안 내고 60세부터 연금 지급이 시작된다면 매달 얼마를 받는지 계산해 봤다. 이율은 4.5%로 가정했다. 종신형으로 받으면 87만원, 수령 기간을 20년으로 정하면 118만원으로 월 31만원 차이가 났다.

 상속형은 특히 자산이 많은 고령의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많이 선택한다. 이 경우 가입자가 살아 있는 동안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세금 없이 매달 받는다. 사망하고 나면 원금과 사망보험금이 나온다. 만약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다르게 해서 가입했다면 사망 뒤 계약자를 바꿔 연금을 상속할 수 있다. 그러면 연금 수령액 전체가 아니라 이자를 제외한 원금만 현재가치로 할인해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상속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처음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 종신수령을 택했다 해도 중간에 바꿀 수 있다. 다만 연금 지급이 시작되고 나면 변경이 불가능하다. 또 최근에는 연금 받는 방법을 섞어 놓은 절충형도 나온다. 예를 들어 연금 지급이 시작될 때 적립한 금액 가운데 일부는 일시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매달 나눠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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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