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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전직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회

이상복
워싱턴 특파원
“어린 학생들이 대통령 링컨의 리더십을 하나라도 배워 간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건 그 때문이죠. 우린 링컨의 유산이 용기와 포용의 삶 자체라고 봅니다. 우리 시대에도 필수 덕목 아닙니까?”

 웨인 레이놀즈 포드 소사이어티 이사장의 비전은 명확했다. 그를 만난 건 열흘 전 워싱턴 시내 10번가에 문을 연 ‘교육과 리더십 센터’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300억원을 들인 리더십 센터는 1865년 4월 링컨이 연극관람 도중 총을 맞고 숨진 현장에 세워졌다. 링컨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다.

 레이놀즈에 따르면 센터 측이 가장 강조점을 둔 건 대통령의 리더십이라고 한다. 이들은 오랜 토론을 거쳐 링컨 리더십의 요체를 용기, 진실, 포용, 혁신, 평등의식 다섯 가지로 요약했다. 각 코너엔 대통령 리더십에 관한 자료를 모아 놓았다. 예를 들어 링컨이 1854년 “올바른 사람 편에 서라(Stand with anybody that stands right)”고 연설한 내용은 진실 리더십에 포함됐다. 그가 노예 해방을 결단한 부분은 용기와 혁신 리더십에 해당한다.

방문객들이 자신의 의견을 메모지에 적어 붙여 놓게도 했다. 단순한 눈요기에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교육의 현장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레이놀즈는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라며 “전직 대통령에게서 배우는 리더십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사랑은 생활 곳곳에서 발견된다. 워싱턴DC 인근만 해도 링컨 메모리얼 파크,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 루스벨트 기념공원, 케네디 센터, 조지 워싱턴 생가 등이 관광지로 잘 조성돼 있다. 미국 대통령들은 퇴임 후 사회봉사와 공익적 활동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현직 대통령 시절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이들도 ‘전직’이 되는 순간 정파를 떠나 존중을 받는 게 보통이다.

 20일은 미국에서 ‘대통령의 날’로 공휴일이다.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과 16대 대통령 링컨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이날 하루 미국 국민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통령을 생각하고 기억하게 된다. 필자의 아이들도 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배웠다며 워싱턴의 일대기나 링컨에 얽힌 일화들을 읊고 다닌다.

 2012년 대선의 해를 맞아 한국이나 미국이나 현직이 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그러나 두 나라에서 ‘전직’이 받는 대우는 현저하게 다르다. 한국에선 ‘전직’이란 이름표가 붙는 순간 부정적인 단어들이 겹쳐 떠오른다. 우리도 정파를 떠나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을 기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직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교훈을 찾고 그 정신을 후대에까지 유산으로 남기는 지혜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 미국에서 ‘대통령의 날’을 지내며 새삼 곱씹어보게 되는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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