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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말향 고래를 찾아서

말향 고래를 찾아서 - 이건청(1942~ )

브리태니커는 무거운 책이다. 아니, 무서운 책이다. 고래 사냥에 대한 설명도 실려 있다. 고래사냥이 조직적이며 합리적이며, 능률적인 것을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예민한 감각과 탁월한 감성을 지닌 이 바다짐승을 죽이는 방법이 사진을 곁들여 실려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이해한 고래 사냥 방법과 절차의 요지는 이렇다.


비행기가 고래를 찾는다.

포경선 달려가고 작살포가 발사된다.

고래 몸통 깊이 작살이 박힌다.

여섯 개 일곱 개씩 작살이 박힌다.

멱통에 작살이 박히고

붉은 피가 솟구치며 고래가 죽는다.

고래가 흘린 피가 소금물에 섞인다.

선혈이 바다를 적신다.

포경선이 죽은 고래 몸에

공기를 불어넣어 물에 띄워 놓는다.

다시 다른 고래를 찾은 비행기가

포경선을 부른다.

포경선이 전속력으로 달리고

더 많은 작살이

발사포에 놓인다.

일사불란하다.

숙련된 고래잡이들은

실수하지 않는다.

나중에 무선 연락을 받은 포경선단이

예인선을 보내

핏빛 바다 여기저기 떠 있는

고래를 끌고 간다.

(생략)

고래는 피로 항거할 뿐인데 인간은 왜 작살포, 예인선, 무전기, 비행기까지 동원하나? 합리적이고 조직적이고 능률적이라는 인간이 해안가로 달려와 집단 자살하는 고래들의 절규는 왜 못 듣나? <최정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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