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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과학 산책] 마법의 접착력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 본부장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연구팀이 마법의 접착 소재를 발명했다고 지난주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소재의 이름은 ‘겍스킨’. 신용카드 2장 크기의 겍스킨 장치를 유리 벽에 붙이면 318㎏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놀라운 접착력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힘만 가하면 손쉽게 떼어낼 수 있다. 떼어낸 흔적은 전혀 남지 않는다. 수백 번 떼었다 붙여도 접착력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겍스킨은 게코(도마뱀붙이) 발바닥의 놀라운 접착력을 모방한 소재의 대표 주자다. 유사한 연구는 여럿 있었지만 대형화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코의 발을 모방한 합성 힘줄을 만들었다. 이것은 강도를 높일 뿐 아니라 회전을 쉽게 만들어 접착부가 쉽게 떨어질 수 있게 해준다. 흔히 쓰이는 실리콘 폴리머(PDMS)로 만들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도마뱀의 사촌인 게코는 천장을 평지처럼 기어 다닌다. 발가락에 나있는 수백만 개의 강모와 여기서 갈라진 수억 개의 섬모가 핵심이다. 섬모의 끝은 가로세로 0.2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의 삼각형 모양이다. 이들이 접착면과 서로 끌어당기는 힘(반데르발스 상호작용)을 발휘한다는 사실은 2000년 처음 밝혀졌다. 무게 70g의 게코 한 마리가 강모를 모두 접착시킨다면 130㎏까지 지탱할 수 있다고 한다. 접착면을 뗄 때는 사람과 반대 방향으로 꺾이는 발가락 관절을 이용한다. 발가락을 위로 들어 강모와 접착면이 30도를 이루게 하면 떨어진다.

 게코를 모방한 첫 작품은 2003년 ‘네이처 소재’ 저널에 발표된 ‘게코테이프’다. 유연한 폴리이미드 섬유로 직경 50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강모를 만들어 촘촘히 배열했다. 0.5㎠ 의 접촉 면적으로 100g 이상을 지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접착력은 게코의 2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째 작품은 2005년 발표된 탄소나노튜브 합성 강모다. 직경 10~20나노미터인 튜브를 강모처럼 배열해 게코의 네 배에 가까운 접착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접착면과 평행으로 당기면 튜브 자체가 끊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세 번째 작품은 2007년 네이처에 발표된 ‘겍켈’이다. 폭 400나노미터의 실리콘 기둥으로 강모를 만들고 그 끝에 홍합의 끈끈이 단백질을 모방한 폴리머를 코팅한 것이다. 1000회 반복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코팅 덕분에 젖은 곳에 접착하는 힘이 15배 강해졌다. 겍켈은 특히 의료용으로 유망하다. 피부의 찢어진 곳을 꿰매지 않고 이어 붙이는 테이프의 소재로 쓰일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접착 면적을 넓혔을 때도 접착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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