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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지공약 남발, 국가재정 재앙된다

여야(與野) 정당이 내놓은 복지공약 중 하나가 군 장병 월급을 현재 9만여원에서 40만~50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매년 1조6000억원이 들어가는 공약이다. 소득 하위 70% 계층의 대학 등록금을 반값으로 해주겠다는 공약에는 연 2조원이 새로 필요하다. 기초수급자의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기하겠다는 공약에는 4조원 이상 소요된다. 그간 정치권이 앞다퉈 발표한 복지공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0~5세 전면 무상교육, 초·중·고교 아침 무상급식,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비정규직 임금 상향 등 부지기수다.



 문제는 돈이다.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지, 그리고 이 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할지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를 추산했다. 매년 43조~67조원의 돈이 들어간다고 했다. 중간값으로 잡아도 55조원이다. 올해 예산에 잡혀 있는 복지지출(92조6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돈이다. 내년에 누가 집권하든 새 정부가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하면 매년 총예산의 절반 정도를 복지지출로 떼놓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나머지 돈으로 성장잠재력 확충하고,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을 해야 한다.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정당이 발표한 선거공약의 비용 부담을 추정해 발표한 건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복지공약이 장차 국가 재정에 재앙으로 닥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만큼 여야의 복지 공약 경쟁은 지나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우려되는 건 재원 마련 계획의 부실이다. 이만한 돈을 만들려면 재정개혁 정도론 안 된다. 세금을 대폭 늘리든가,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당이건 재원 마련 계획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한다. 그나마 민주통합당은 조세부담률을 현행 19.3%에서 21.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새누리당은 그것조차 없다. 증세가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적자의 확충으로 나아갈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현 세대의 복지부담을 미래 세대에 짊어지워선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재정 부담이 현세대보다 2.4배나 더 많다. 저출산·고령화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재정지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현행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이 정도인데, 새로운 복지수요가 훨씬 더 늘어난다면 미래세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게 자명하다. 우리 좋자고 후손에게 빚을 잔뜩 지우는 못난 조상이 돼서야 되겠는가.



 여야 정당이 복지포퓰리즘에서 탈피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이를 위한 제도 개선에 서둘러 나서야 하는 이유다. 정당들이 복지공약을 발표할 때 재정 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지를 명기하도록 해야 한다. 남부권 신공항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 공약 등을 발표할 때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그게 국민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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