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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13년 걸린 박정희기념관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이 드디어 오늘 서울 상암동에서 개관된다. 1999년 김대중 정부가 정부 차원의 건립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된 이래 우여곡절을 거쳐 13년 만에 문을 열게 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민모금 실적 저조를 이유로 국고 지원을 거부하면서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끝에 국고 지원이 재개되고 국민모금이 확대되면서 비로소 공사가 완결될 수 있었다.

 기념관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에 비해 작고 초라하다. 그러나 그 의미는 작지 않다. 기념관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기록하고 연구·교육하는 중요한 터전이 될 것이다. 국가수반인 대통령은 당대의 역사를 대변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사에서 대한민국은 가장 빛나는 성공의 역사를 기록했다. 박정희로 상징되는 1960~70년대는 한국이 최빈국에서 미증유의 번영국가로 변신했던 핵심적 시기였다.

 그런 면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이란 바로 어려운 시대를 헤치고 위대한 시대를 만든 우리 모두를 기념하는 것이다. 그 시대 우리가 흘린 피와 땀, 그리고 우리가 이룬 성취와 업적을 공유하는 공간이 바로 기념관이다.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가 민족적 위상을 드높이고 세계사의 중심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시대의 산업경제 성공이란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병철·정주영·박태준 등과 함께 한국의 기적 같은 번영시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전 세계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모델로 삼아 배우고 있으며, 한국 지도자의 리더십을 배우고자 한다. 박정희 리더십이란 가난한 빈국을 탈피해 번영된 국가로 발돋움하고 싶어 하는 모든 국가가 따르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브랜드 자산이다.

 박정희기념관 개관이란 계기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이 만든 역사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긍정과 통합의 역사관을 정립하는 전통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세계사에 빛나는 성공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이끈 정치지도자에 대한 평가나 기념사업은 거의 없다. 성공의 역사를 만든 국가는 물론이고 보잘것없는 나라조차도 국가지도자를 기리는 기념관을 만들어 국민 통합과 역사 계승의 기반으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는 늘 예외였다. 마치 한국은 국가로는 성공했지만 성공한 지도자는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지도자의 업적만 부각하고 그 외 다른 지도자에 대해선 폄하하는 관행이 없지 않았다. 그에 따른 분열과 국민 통합의 저하는 막대한 사회비용을 지출하게 만드는 원인이 돼 왔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록관과 도서관이 있고 노무현재단도 활발히 활동하지만 국가 차원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념관과 기념사업은 여전히 미흡하다. 박정희기념관 개관을 기점으로 잊혀져 온 국가지도자에 대한 평가와 기념사업을 시작하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이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교육이자 국민통합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우리가 살아온 시대를 공유하고 계승하며, 더 훌륭한 나라를 만들어 후세에 물려주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박정희기념관은 기념물 전시를 넘어 국민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고 새롭게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의욕과 희망을 키우는 공간이 되도록 운영돼야 한다. 또한 과거의 성공을 자랑하는 장소를 넘어 대한민국을 배우고 번영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모든 개발도상국에 지혜와 교훈을 주는 연구교육의 메카로 키워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박정희기념관을 현대사를 힘겹게 헤치고 살아온 우리 자신을 기념하는 곳, 우리 현대사를 올바르게 정립해 나가는 전당으로 만드는 길이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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