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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진로지도 교육 받는 부모들

자녀를 위해 사설기관서 진로지도교육을 받은 최점락씨가 15일 아들 동균군과 연세대 캠퍼스를 둘러보며 대학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엄마들이 경험에 의존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학교나 사설기관에서 교육받은 진로지도 지식으로 무장해 자녀의 진로 계발에 나서고 있다. 전문성을 갖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올해 중학교에서 진로적성 교육이 강화되는 점도 동기가 됐다. 학교는 기업과 결연을 맺어 중학생의 기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활동실을 만들어 진로진학상담 전담교사도 배치할 계획이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한 몫 했다. 이옥선·최점락·최나현·김혜영씨는 “자녀의 진로 고민에 대해 막연한 설명보다 구체적인 길과 지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롤 모델 아나운서 찾아가 진로 멘토 요청

 “엄마, 나 스포츠 캐스터가 될 거야.” 딸 조지혜(서울 삼성중 3)양의 꿈 선포에 어머니 이옥선(51)씨가 딸의 ‘롤 모델’ 찾기에 나섰다. 한 방송국의 스포츠뉴스 담당 아나운서에게 전화했다. “우리 딸에게 스포츠 캐스터가 되는 길을 조언해주세요.” 스포츠와 말하기를 좋아하는 조양은 엄마의 주선으로 아나운서를 직접 만나 멘토로 삼았다. 그로부터 스포츠 캐스터란 직업에 대해 생생히 듣고 준비할 부분과 필요 없는 부분도 알게 됐다. 조양은 멘토가 선물해 준 표준어와 글쓰기에 관한 책을 틈틈이 보고 발음 연습을 하고 있다. 주말 저녁에는 온 가족이 모여 조양의 꿈에 대한 생각을 주고 받으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이씨는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될까하고 아이를 청소년리더십프로그램에 보냈더니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왔다”며 “꿈이 생기니까 성적이 쑥쑥 올라 지난해 기말고사 석차가 중간고사보다 40등이 올랐다”고 자랑했다.

 요즘 조양은 어머니와 함께 가고 싶은 고교의 목록을 작성해 각 고교별 입학정보를 수집 중이다. “제 꿈에 도움이 되는 학교가 어디인지 알아보고 있어요. 엄마를 보면서 적극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거든요.”

교육 받고 아들과 여행·대학탐방 나서

 2년 전까지 최점락(44)씨에게 세상의 중심은 ‘내 일’뿐이었다. 한평생 일터와 가까운 동네를 거의 벗어난 적이 없었다. 큰 아들 동균(서울 목운중 1 입학 예정)군에겐 자신이 하는 귀금속 사업을 물려받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커가는 아들을 보면서 ‘아들에게 내 세상만 강요하는 건 아닌가’하는 고민이 들었다.

 최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진로적성교육’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다 한 온라인 교육 사이트를 발견했고 아들과 함께 진로적성교육을 받았다. “자녀의 꿈을 키워줘라. 부모의 욕심 먼저 버려라”하는 강의 내용이 최씨의 머릿속에 남았다. 그리고 그는 하나씩 실천에 옮겼다.

 ‘극과극 체험’을 주제로 아들과 함께 여행도 다니고 있다. 부족하지만 틈틈이 경비를 모아 시골과 도시를 가고, 선진국과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료를 비교하며 아들의 견문을 넓혀줬다.

 “어떤 환경에서든 열심히 일하는 이 사람들을 봐봐. 경쟁 상대는 자신과 세계인이란다.” 이런 아버지의 말에 동균군에게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기업의 CEO’란 꿈이 생겼다. 부자는 주말을 ‘학원 안가는 날’로 정하고 대학 캠퍼스 투어를 다니며 대학 생활과 전공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씨는 “아들 앞에선 절대 직업에 대한 푸념을 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진로를 개척해가는 아빠의 태도가 롤 모델이 된다고 생각해서다.

일방적이던 엄마 진정한 코치 역할 깨달아

 “그렇게 공부해서 되겠니. 어서 들어가서 공부 해.” 판사가 되고 싶다는 아들 하정민(부산 백양고 1 입학 예정)군에게 엄마 최나현(46)씨가 던진 말이다. 엄마의 ‘일방통행’이 잦아질수록 아들의 말문은 줄어들었다.

 이런 엄마를 변화 시킨 건 부산 금명중이 교내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 진로코치 양성프로그램이었다. 교육을 받은 뒤 “아이를 재촉하지 말자”고 다짐한 최씨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하군의 손을 잡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말했다. “엄마가 네 꿈을 펼치도록 도와줄게.”

 최씨는 법 관련 책을 사주고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줬다. 요즘 하군의 표정이 다시 밝아지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같은 교육을 받은 김혜영(41)씨는 매주 한 번씩 아들 최진석(서울 수명중 2)군과 함께 양로원에 봉사활동을 간다. 의사를 꿈꾸는 아들은 처음에 “내가 왜 가야 해”하고 시큰둥하게 반응했지만 이제는 봉사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정도다. 아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봉사활동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제 최군은 막연하게 의사만 꿈꾸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경험을 할지, 어떤 의학전공을 공부할지 등 관련 자료를 찾으며 엄마와 논의하고 있다.

 김씨는 “학부모 대상 진로교육과,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진로캠프가 자녀의 진로 계발활동 지도에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자녀가 진로계발 활동을 실천으로 옮기는데 필요한 단계별 경험과 학습과정을 함께 계획을 짤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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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