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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전쟁’의 불편한 진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KT와 삼성의 ‘스마트TV 전쟁’이 화제다. KT가 통신망의 과부하를 이유로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끊자 삼성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통신과 전자 사이의 갈등은 뜨거워질 전망이다.왜 그럴까. KT나 삼성 모두 스마트TV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 KT그룹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통신부문의 수익성이 벼랑 끝에 몰려서다. 과열경쟁으로 신규 유치는 둘째 치고 고객 유지도 급급한 게 통신시장이다. 이 마당에 전자업계가 파는 스마트TV는 골칫덩어리다. 인터넷 속도가 떨어지자 고객들의 불만이 엉뚱하게 통신업계로 쏠려 막대한 망(網) 인프라 투자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4세대 이동통신(LTE) 등 돈이 될 만한 분야에도 올해 3조5000억원을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다.

KT는 전자업계의 ‘무임승차’를 주장한다. “아침에 샤워하다 물줄기가 약해져 당황한 경험이 종종 있을 것이다. 다른 곳에서 동시에 많은 물을 써서다. 인터넷망도 같은 논리다. 자녀가 인터넷으로 숙제하다 부모가 스마트TV를 켜면 속도가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전자기기는 전력선·수도관·인터넷망 등에 꽂아 쓰는 제품이다. 그렇다고 수도관·전력선의 구축비용을 전자업계가 부담하지 않는다. 통신업계가 수익성 악화와 엄청난 통신망 투자의 책임을 애꿎은 전자업계에 돌린다. 애플·소니 등 외국 업체는 물론 포털이나 동영상 사이트 등 인터넷 콘텐트 업체에도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나.”

전자업계에도 스마트TV는 아직 먹기도, 버리기도 힘든 ‘계륵’이다. 수익률이 2% 이하이고, 초고속망이 부족한 해외에선 무용지물이라 돈벌이가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보급형 TV를 많이 팔려는 하이테크 마케팅 차원에서 홍보를 할 뿐이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소프트웨어 사업의 현주소도 스마트TV 전쟁을 계기로 드러났다. 삼성은 콘텐트 매출이 수백만원에 불과하다고 고백했다. 닷새 가까이 접속이 중단됐음에도 고객 불만이 별로 없을 만큼 사용률도 낮다.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스마트TV는 또 고유 사업영역이 허물어지는 디지털 융합시대에 통신·전자산업의 접점이다. 통신업계는 인터넷망을, 전자업계는 디지털 기기를 기반으로 새 영역인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TV 전쟁에서 SK텔레콤이 경쟁사인 KT를 지원하고,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U+와 LG전자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스마트TV 논란은 국민 여론(통신료 인상 반대)과 경제 논리(수익자 부담 원칙)의 괴리로도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애플이 부럽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넘나들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아이폰·아이패드로 통신·전자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애플TV로 가전시장까지 넘본다. 방통위 주재로 통신·전자 업계를 포함한 정책자문위원회가 곧 열린다. 국내 스마트 산업의 육성과 공생, 소비자 혜택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어느 한쪽의 양보나 힘 겨루기만으로 풀어나갈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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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