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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은 사람이 갑자기 버럭! 성격 돌변 알고보니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요즘 치매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8~9명이 치매 환자라는 통계다. 2000년도에 20만~25만 명 정도에서 지난해 말 기준 50만 명으로 12년 사이에 두 배가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이면 국내에서 80만~100만 명 정도의 치매 환자가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노년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영(사진) 교수에게 치매에 대해 들어봤다.

- 치매는 왜 생기나.

“치매의 원인은 70여 가지가 될 정도로 다양하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화로 뇌조직이 손실돼 생기는 것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것도 발병 원인이다. 고혈압·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이 치매를 불러오기도 한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비타민 B12 결핍, 알코올 중독, 뇌염이 있거나 우울증·뇌종양·뇌수두종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

- 치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데.

“가장 흔히 나타나는 치매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다. 치매 환자의 70% 정도가 해당된다. 알츠하이머는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분비돼 축적되면서 뇌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죽는 병이다. 매우 천천히 발병해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건망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그 다음으로 약 20%에서 혈관성 치매가 나타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생긴다. 알츠하이머에 비해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비율이 낮긴 하지만 뇌의 앞부분이 퇴행하는 전측두엽성 치매, 뇌조직에서 루이체라는 조직의 병리가 나타나는 루이체병, 파킨슨병, 가역성 치매 등이 있다.”

- 40~60대 치매는 다르다던데.

“40~60대에 나타나는 치매의 50% 정도는 전측두엽 치매다. 보통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뇌의 뒤쪽이 망가진 것이라면 전측두엽 치매는 뇌의 앞쪽인 전두엽과 측두엽이 망가진 것이다. 기억력 퇴행보다 성격 변화가 먼저 찾아온다. 예의가 바르고 참을성도 있고 점잖은 사람이 갑자기 화도 잘 내고 무례해지는 등 성격이 변한다.

주변 사람들은 기억력이 별로 나빠지지 않았는데 ‘그 사람 성격이 너무 변했다’고 생각해 치매라는 생각을 못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언어장애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아 말수가 줄거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 한국인에게 주로 생기는 치매는.

“한국인 치매 환자의 70% 이상이 알츠하이머형 치매다. 직계가족 중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가 있다면 이 병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다. 여성이나 낮은 학력자, 우울증이 있었거나 두부 손상 등 과거력이 있다면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보통 8년에 걸쳐 서서히 생긴다. 60대 이전에 발견되면 80대에 발병한 것보다 진행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진다.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늘면서 혈관성 치매 환자도 늘고 있다.”

- 가족이 치매에 걸린 사실을 일찍 알아채는 방법이 있나.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기억력 감퇴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오래된 기억보다 최근 기억이 사라진다. 새로 들었던 대화 내용, 최근 자신이 했던 일 등이 반복적으로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치매 초기 증상이다.

기억력뿐 아니라 성격변화·초조감·우울증·망상·환각·공격성·수면장애 등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기에는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거나 대소변을 못 가리고 욕창 등의 신체적인 합병증이 나오기도 한다. 전측두엽 치매는 갑자기 성격이 변하면 의심해 봐야 한다. 혈관성 치매는 초기부터 안면장애나 시력상실·시력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 예방법이 있다면.

“‘지피지기’를 기억해야 한다. ‘지’는 ‘(뇌혈관을) 지켜라’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이 생기면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치매가 생길 수 있다. ‘피’는 ‘(과식을) 피한다’다. 칼로리를 줄이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보통 치매를 예방하는 식품에 집착하지만 실은 과식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지’는 ‘(운동을) 지속한다’다.

주 3회 이상 하루에 빨리 걷기를 45분에서 한 시간 정도 하는 게 좋다. 보통 기억력을 높이는 지적 활동을 강조하지만 운동을 하는 게 더 치매 예방 효과가 높다. ‘기’는 ‘(이 모든 것을) 기쁘게 하라’다. 일상생활이 기쁘지 않으면 우울증이 오기 쉽고 우울증은 치매를 불러올 수 있다. 또 우울증이 왔다면 최대한 빨리 치료받는 게 좋다.”

- 어떻게 치료하나.

“완치는 어렵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뇌에 콜린이라는 전달물질이 부족하면 치매가 생길 수 있는데 이 콜린 수치를 높이도록 기억력을 올리는 약을 처방하는 것이다.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진행을 늦춰 준다.

혈관성 치매는 아스피린 등 혈소판 응집 억제제와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를 투여해 뇌혈관 질환의 진행을 막으면 치료된다. 이외에도 갑상샘 기능 저하증에 의한 치매는 갑상샘 호르몬을 투여하고 비타민 B12 결핍은 비타민을 보충해 주면 증상이 개선된다. 우울증 때문에 생긴 치매는 항우울제를 투여해 원인을 제거한다.”


장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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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