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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결과 불복 땐 소송 가능...미국, 시민·변호사 평가 참여

헌법 제106호 1항에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않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그 정도로 신분이 보장돼 있다. 제헌헌법에서부터 명문화된 법관의 확고한 지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법관 평가의 역사는 일천하다.

근무평정으로 불리는 법관 평가제가 도입된 것이 1994년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무슨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지 지난 18년간 공개된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평정제도를 연구한 논문도 드물다. 이준상(47)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이 2005년 우리법연구회 논문집에 실었던 ‘법관 근무평정제도에 대한 소고’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 부장판사 논문에 따르면 독일도 법관의 승진과 배치를 위해 평정을 실시한다. 예비법관이 정년법관(평생법관)이 될 때, 부장판사나 고등 부장판사, 연방법관으로 임용될 때 평정 결과가 반영된다. 평가는 4년마다 실시된다. 평정 권한은 우리와 같이 해당 법원의 법원장이 갖는다. 업무성과와 능력, 적성을 고루 판단해 종합평가를 내린다. 평정을 위해선 법관이 처리한 사건 수, 처리 경과 시간과 같은 일반적 통계와 사건의 난이도가 고려된다. 또 판결문, 다른 법관과의 업무 비교, 방청 결과, 소속 재판장의 평가 등이 반영된다. 우리와 다른 점은 법관 평가자료에 직무 이외의 활동, 예컨대 학회활동이나 정치활동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평정 이후엔 ‘청문→공개→협의→불복’이란 4단계를 거칠 수 있다. 이의제기 절차가 포함된 점이 우리와 다르다. 해당 법관의 입장을 충분히 들은 뒤 평정서를 작성해 이를 전달하고 협의를 통해 평정을 정정하도록 한 것이다. 협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엔 불복의 방법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일본은 우리와 매우 흡사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법관 평가를 승진 외에 재임용 때 반영하도록 돼 있다. 2004년 재판관 인사평가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 법관 평가에 변호사 단체 등 외부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가 확정되면 본인에게 통보하며 결과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

프랑스는 평가 대상인 판사가 자신의 업무에 대해 서면을 작성해 내도록 하고 있다. 이를 근간으로 해당 재판소 소장이 면담 후 직업능력, 조직능력, 직업상 의무 등으로 구성된 28개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1차 평가를 내린다. 이후엔 항소법원장이 최종 평가서면을 작성하며 해당 판사는 항소원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또 최종평가에 대해서도 승진위원회를 통해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외부 인사를 법관 평가에 참여토록 하는 곳은 미국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콜로라도주에선 변호사, 시민으로 구성된 사법평가위원회가 법관의 자질 등을 따진다. 이렇게 내려진 법관 평가는 임기 3년째에 판사에게 개선점과 함께 통보된다. 6년마다 한 번씩 선거로 판사를 선발하기 때문에 해당 정보는 유권자에게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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