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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학교 재학생들이 귀띔하는 학습 노하우

나만의 특별한 학습법으로 노재석군(왼쪽)은 ‘질문하는 습관’을, 강재윤군은 ‘토론학습’을 꼽았다.


2012년 과학영재학교 입시에는 입학사정관제의 비중이 높았다. 대구과학고는 거경전형(입학담당관 전형) 모집인원을 27명에서 36명으로 늘렸고,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입학생 전원을 입학담당관전형으로 선발했었다. 경기과학고도 처음으로 입학담당관전형을 도입했다. 서울과학고는 올림피아드 등 각종 수상 실적을 기재하지 못하게 했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겠다는 말이다. 시험영재학교에 재학 중인 3명의 학생을 만나 ‘성장 가능성을 높여주는 나만의 특별한 학습법’을 알아봤다.

강재윤(서울과고 2) - “혼자서 하는 공부보다 함께하는 공부가 더 재미있답니다.”


 
 서울과고에는 ‘집담회’라는 특별한 모임이 있다. 학생과 지도교사가 한 자리에 모여 진행중인 연구를 발표하는 일종의 토론회다. 서로 잘한 점은 칭찬해주고 잘못된 점은 지적해준다. 강재윤(서울과학고 2)군은 “연구의 전체 과정 중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면서 “토론은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군이 토론학습을 처음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 제주대 과학영재교육원에서다. “제주도는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교육 시설이 부족해요. 답답한 마음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5~6명이 모였어요.” 혼자 풀지 못한 문제는 다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칠판에 문제를 적고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풀어본 다음, 풀이 과정을 설명했다. 노군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주면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덕분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각자 다른 문제집에서 문제를 발췌해 오다 보니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강군은 “평소 싫어하던 문제들도 그때만큼은 재미있게 풀었다”면서 “여럿이 의견을 나누다 보면 마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고의 기숙사는 밤에도 조용할 틈이 없다. 함께 의견을 나누며 공부하는 학생들 때문이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에요. ‘나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은 오히려 발전을 방해하죠. 토론학습으로 더 많은 걸 배워보세요.”

노재석(서울과고 2) - “질문하는 습관으로 스스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세요.”


 
 중학교 때 노재석(서울과고 2)군의 별명은 질문왕이었다. 학원에서는 노군의 질문이 수업진행을 방해한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노군은 선생님이 설명을 이해하는 걸로 만족하지 않았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군은 하나의 개념을 공부하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이런 연습은 창의력 계발에도 도움을 줬다. “창의력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에요. 같은 문제를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창의력 아닐까요?”

 이런 습관 덕분에 노군은 친구들이 어려워 하는 실험·연구 과제도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었다. 아주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에 다니던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개인 연구를 진행했다. 주제 선택부터 결과물 도출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였다. “수업시간에 삼각형의 무게중심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어요. 그런데 왜 그런 공식을 사용하는 건지는 안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도형의 무게중심’을 연구 주제를 정했어요.” 친구들은 주제 선택도 힘들어했다. 평소 ‘왜 그럴까’하는 의문을 갖지 않았던 탓이다. 노군은 “서울과학고에서는 1년에 2~3차례 팀별·개인별로 실험·연구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왜?’ 라는 의문을 가져보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학교 생활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는 한혜정양.
한혜정(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2) - “자기주도학습으로 어디서든 잘 적응하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되세요.”


 
 한혜정(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2)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라는 책을 읽고 영재학교 진학을 결심했다. 가난을 기회로 삼았다는 저자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한양 역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대형 학원을 다니는 건 꿈도 못 꿨다. 한 때 불만도 많았지만, 생각을 바꿨다. 자기주도학습으로 입시에 성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한양은 주로 온라인 강의를 활용했다. “처음에는 유명한 강의를 찾아 들었지만, 나중에는 무료 샘플 영상을 들어보면서 저에게 잘 맞는 강의를 찾았어요.” 강의를 들을 때는 철칙이 있었다. 설명을 듣는 도중에는 필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 “필기를 하려면 영상을 멈춰야 하고, 그럼 흐름이 끊기게 되요.” 강의가 끝나면 교과서와 기본 개념서, 문제집을 펼쳤다. 한양은 “책마다 조금씩 설명의 차이가 있으니 여러 개를 비교해보라”고 조언했다. 노트는 두 종류로 만들었다. 하나는 개념학습용, 다른 하나는 심화학습용이다. “심화학습용에는 ‘일기장 노트’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이건 왜 그럴까? 다른 방식도 있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제 생각을 적어뒀거든요. 개그맨 유행어로 설명을 적어보거나 만화캐릭터를 그려 넣기도 하면서 최대한 재미있게, 보고 싶게 만들었어요.”

 한양은 영재학교 진학 후에 자기주도학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저희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교육을 받을 수가 없어요. 학원에만 의존했던 친구들은 많이 힘들어 하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떤 환경에서든 잘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저처럼요.”

<나해진 기자 vatang5@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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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