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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선’ 기자 9명 체포 … 머독 미디어 또 위기

루퍼트 머독
영국에서 11일(현지 시간) 새벽 다섯 명의 신문사 간부가 집에 들이닥친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집에 대한 압수수색도 일제히 벌어졌다. 체포된 이들은 모두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의 기자들이었다. 부편집인과 사진부장, 수석기자 등이 포함됐다. 이 신문은 발행 부수(지난해 말 기준 하루 평균 270만 부) 면에서 영국 최대 일간지다.

 지난달 28일에도 전 편집국장을 포함해 이 신문의 전·현직 고위 간부 네 명이 경찰서로 끌려갔다. 신문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2주일 새 같은 언론사 소속 최고참급 기자 9명이 체포된 것이다.

 경찰은 뇌물 공여와 관련된 수사라고만 밝히고 이들의 구체적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경찰관·국방부 직원·군 간부 등이 동시에 체포된 것으로 미뤄 기자들이 정보를 빼내려고 공무원들을 매수한 데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선은 ‘미디어 황제’라 불리는 루퍼트 머독(81)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세계 2위의 미디어그룹 ‘뉴스 코퍼레이션’ 소속이다. 호주 출신의 머독은 1969년 이 신문을 인수해 영국 내에서의 사업 기반으로 삼았다. 더 선은 타블로이드 판형의 대중지지만 판매 부수 면에서 다른 신문들을 압도해 왔다. 정치인·왕족·연예인의 사생활, 정부가 숨긴 비밀 등에 대한 특종이 많았다. 머독은 이 신문의 정치적 영향력에 힘입어 위성방송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더 선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머독이 영국에서의 언론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머독의 욕심이 부도덕한 취재 방식을 불러왔다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 타임스와 선데이 타임스, 그리고 위성방송 스카이 뉴스 등도 뉴스 코퍼레이션이 경영권을 가진 언론사다.

 머독은 지난해 뉴스 코퍼레이션 소속의 영국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NoW)’의 불법 도청 사건으로 영국의 청문회장에 불려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한 청중의 ‘케이크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취재원의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수시로 도청해 온 것으로 밝혀진 이 신문은 지난해 폐간됐다.

 더 선의 최고경영자인 톰 모크리지는 11일 “머독 회장이 우리 신문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직원들에게 밝혔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영국에서의 도청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연예인과 정치인들이 소송을 제기하자 지금까지 50여 명과 합의하며 보상금을 물어줬다. 소송 비용까지 포함해 2000억원 이상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1931년 호주에서 지방 신문 경영인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과 미국으로 언론 사업을 확장, 월트디즈니에 이은 세계 2위의 미디어그룹 뉴스 코퍼레이션을 일궜다. 월스트리트 저널·폭스 방송·뉴욕 포스트·20세기 폭스 등 780여 종의 미디어 사업을 52개국에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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