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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캡 도박 배당금 노려 경기 조작했다

프로배구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KEPCO 현역 선수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11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렸다. 법원 관계자가 법원에 도착한 박모 선수의 촬영을 막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프로배구 경기 조작 수사가 KEPCO·상무 신협(국군체육부대 배구단)에 이어 여자프로배구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조호경)는 12일 경기 조작 가담 혐의가 있는 여자프로배구 선수 3~4명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경기 조작 브로커 강모(29)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기 조작 혐의로 검찰이 10일 KEPCO 소속 임모(27)·박모(24) 선수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 검사는 “두 선수가 풀려나 수사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다시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경기 조작 방식과 이와 관련된 불법 도박게임 내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과 배구계에 따르면 배구 경기 조작은 ‘핸디캡(Handicap) 게임’이란 도박게임과 연관됐다. 프로배구 V-리그에서 승률이 떨어지는 팀에 기본 점수를 부여해 대등한 경기가 되도록 한 뒤 베팅을 하는 불법 인터넷 스포츠도박의 한 종목이다.

 주로 한 세트에서 몇 점 차로 승부가 갈릴지를 예측해 베팅한다. 예를 들어 하위 팀이 평소 A팀과의 경기에서 한 세트에 25-15 정도로 진다면 미리 10점을 부여해(핸디캡 제공) 수준이 비슷하게 만든다. 그 뒤 1점, 2∼3점, 4∼5점, 6∼7점 등 세트별 점수 차를 항목으로 만들어 돈을 거는 방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 강씨가 KEPCO 소속 염모(30·구속) 씨 등 선수들을 포섭한 뒤 이들로부터 특정 팀과의 경기 전에 조작 예정 점수 차 등의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이를 지키려고 다양한 수법을 썼다. 염씨 같은 수비전문선수(리베로)는 점수 차가 예정보다 좁혀질 경우 서브 리시브를 일부러 실수하는 식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또 공격수는 고의로 상대 블로커에게 차단되도록 스파이크를 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2~3차례만 고의로 실수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점수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EPCO와 상무신협 선수들이 주로 경기 조작에 연루된 것도 이러한 게임방식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구단 모두 전력이 최하위권이어서 승부를 뒤바꾸는 승부 조작은 어렵다. 반면 본래 패하는 경기가 많기 때문에 몇 차례 실수로 점수 차를 벌리거나 다른 기록을 조작하는 건 별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도 “수법이 교묘한 데다 평소 전적도 좋지 않은 편이어서 경기 조작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핸디캡 게임=실력 차가 나는 개인이나 팀에 평소 점수 차를 고려한 기본 점수를 줘 접전이 가능토록 하는 방식. 테니스·골프 등에서 주로 적용된다. 바둑에서 급수가 낮은 사람이 미리 돌을 깔고 두는 접바둑과도 유사하다.

◆승부 조작·경기 조작=이길 수 있는 경기를 일부러 져 주는 게 승부 조작이다. 경기 조작은 승패와 관계없이 점수 차나 각종 실책기록 등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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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