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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화면 속 김광석 노래, 박학기가 화음 얹어 시공초월 듀엣의 감동

박학기
더 이상 그리움에 눈물 쏟는 공연이 아니었다. ‘김광석’으로 뭉친 이들의 축제였다.

 11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한눈에도 열혈팬으로 보이는 중년 아저씨부터 부모님 손에 이끌려온 10대까지 김광석(1964~96)을 기억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올해로 3회를 맞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는 동료와 후배가 고인의 ‘노래를 다시 부르는’ 공연이지만 잊고 지내온 저마다의 ‘추억을 다시 불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공연은 김건우(27)의 ‘거리에서’로 시작됐다. 김씨는 지난달 김광석 추모사업회가 주최한 ‘김광석 따라 부르기’ 우승자다. 이어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박학기·한동준, 그룹 동물원·여행스케치’를 비롯해 유리상자·자전거 탄 풍경 등이 무대에 올랐다. 가수들의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분위기는 내내 유쾌했다.

 선배들이 정통 포크의 맛을 보여줬다면 아이유·알리·장재인 등 신세대들은 저마다의 빛깔을 빚어냈다. 특히 갓 성인이 된 아이유가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같은 노랫말 때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도 주었지만 가창력만큼은 탁월했다.

 하이라이트는 김광석과 그의 절친한 친구 박학기의 듀엣이었다. 3집 수록곡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부르는 김광석의 생전 영상이 무대 뒤편 스크린에 선명하게 나왔다. 박학기가 그 목소리에 화음을 얹어 열창하자 시공을 초월한 듀엣 무대가 펼쳐졌다. 서른둘에 비극적 결말을 맺은 김광석이 환생하는 그 순간 객석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마지막 무대에선 출연가수 모두가 나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나의 노래’ ‘일어나’를 함께 불렀다.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3시간 동안의 ‘김광석 추억’을 가슴에 새겼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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