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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허위사실 유포 조장할 ‘정봉주 법’

민주통합당이 발의한 이른바 ‘정봉주 법’은 선거질서와 사법체계를 위협하는 발상이다.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1·2·3심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되어 지난해 12월 감옥에 들어갔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BBK를 소유하고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발언했던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민주통합당은 정봉주는 무죄라며 각종 정치 투쟁을 해왔다. 경선 때 최고위원 후보들은 정봉주 석방을 주장하고 당선된 지도부는 감옥으로 면회까지 갔다. ‘정봉주 법’은 이런 정치투쟁을 넘어선 사법투쟁이다.

 민주통합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서 ‘허위임을 알고도 후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허위사실 유포 처벌조건을 강화했다. 이 법이 만들어지면 많은 이가 선거에서 허위사실 공세를 편 후 나중에 “허위인 줄 몰랐다”며 법적 책임을 피하려 할 것이다. 이 법으로 ‘선거 후 처벌’마저 위축되면 허위사실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허위사실로 인해 당사자가 피해를 보고 유권자가 잘못 판단하면 이것은 누가 보상하고 복구할 것인가. 2002년 김대업 사건에서 보듯 한국 선거판은 허위사실 유포가 심하다.

 ‘정봉주 법’은 ‘종전 규정에 따라 확정판결을 받은 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한다’는 부칙을 담고 있다. 만약 야권이 4월 총선에서 과반을 얻고 6월 개원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킨 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정봉주는 1년 형의 절반만 살고 풀려나게 된다. 이런 법은 전형적인 소급입법이다. 정치권은 이미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상임위에서 통과시켜 소급입법을 자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소급입법을 일삼으면 사회 법체계가 크게 흔들린다.

 조국 교수와 소설가 공지영 같은 일부 진보·좌파 지식인까지도 이런 법안 투쟁에 가세하고 있다. 판결문만 한번 읽어보면 정봉주 전 의원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정봉주 법’이란 게 얼마나 엉성한 발상인지 알 수 있다. 그런 노력도 하지 않고 ‘억울한 정봉주’라는 환상에 빠진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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