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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장 단독으로 하는 법관 평가 개선해야”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대한민국 법관의 징계와 승진, 재임용 문제 등을 다루는 ‘법관인사위원회’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인사위원의 명단이 공개되거나 논의됐던 내용, 일정이 밖으로 공표되는 일은 없다. 공정성 확보가 이유다. 이번 서기호 북부지법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계기로,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법관인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성낙인(62) 서울대 법대 교수를 10일 만났다. 그는 2005년 유정주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송보경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모임 전 대표와 함께 외부 출신 인사위원으로 1년간 활동했다. 성 교수는 당시 경험을 기반으로 법관인사위원회의 역할과 문제점을 짚었다.

-어떤 계기로 법관인사위원회에 참여하게 됐나.
“20여 년 전부터 법학계에선 법관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인사위원회에 외부 인사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2005년 최종영 대법원장 시절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인사위원회가 시작됐다. 당시 서울대 법대 학장을 하고 있어 인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임기는 1년이었다.”

-어떻게 법관 평가를 하나.
“승진이든 징계든 관할 법원장이 만드는 판사근무성적평정(이하 평정)이 기본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외부인사위원이 할 역할이 별로 없었다. 판사에 대한 근무 평정이 10년 단위 도표로 제시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인사 위원들의 정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법원장 단독에 의한 평정은 공정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처음엔 각 법원마다 법관 평정을 위한 위원회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법원장이 단독으로 고과를 매겼다. 법원장에게 잘못 보인 사람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10년치 평가(10년 단위로 법관 연임 심사를 함)를 놓고 봤을 때 법원장이 바뀌더라도 평가 결과에는 큰 차이는 없더라는 것이다. 인사위원이 되고 보니 내부 위원이든 외부 위원이든 법관 평가에 재량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재임용 대상자는 누가 가르나.
“법원행정처인 것으로 안다. 당시엔 행정처에 인사실이 있었다. 거기서 결정해서 대상자를 인사위원회에 올렸다.”

-2005년에 재임용 대상이었던 법관은 몇 사람 정도였나.
“올해(2012년)도 6명가량이 대상이라고 하지 않았나. 통상 그 정도 숫자인 것으로 듣고 있다. 대개 재임용 심사 대상자로 정해지면 불명예 때문에 소리 없이 사표를 내는데, 당시에도 한 분이 인사위에 참석해 소명을 했다.”

-그 판사가 당시엔 무엇을 소명했나.
“품위 손상과 관련된 것이었다. 술 한잔 마시고 거친 행동으로 실수를 한 판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기호 판사의 탈락을 놓고 ‘정치적 해고’ 논란도 있다
“지난 10년간 서로 다른 법원장으로부터 ‘하’를 5번이나 받지 않았나.”

-법관평가에서 개선점이 있다면.
“우선 법원행정처를 바꿔야 한다. 관료화된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법관이 법관을 평가하는 인사시스템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정 역시 수석부장 판사와 부장판사들이 참여하는 등 법원장의 전횡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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