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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모두와 ‘웬수’ 같은 관계니…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유시민(53·사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선 ‘노무현의 복심’으로 불렸다. 정권이 바뀌자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외쳤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 국민참여당 대표로 정치무대에 복귀했을 땐 야권의 대선 주자 중 선두로 꼽혔다. 10% 내외의 여론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한 달여 만의 4·27 재·보선 결과가 그에겐 위기였다. 이후 민주노동당 등과 합당했지만 새로 탄생한 통합진보당은 지지율이 4% 내외다. 당내 갈등도 크다.
재임 중 시들했던 노 전 대통령의 인기는 되살아날 조짐이다. 민주통합당 지도부엔 친노(親노무현) 진영이 대거 입성하고, 야권에선 총선 예비 후보들의 ‘노무현 세일즈’가 시작됐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급부상 중이다.

이를 바라보는 유시민 대표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그가 생각하는 총선과 대선 전략은 뭘까.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선거 연대는 어떻게 진행될까. 5일 총선 승리 전진대회를 연 그를 10일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사에서 만났다.

-대구에서 다시 출마할 계획은 없나.
“없다. 4년 전 대구에서 출마한 것은 사실상 정치를 그만두는 절차로 간 거다. 당선되길 기대하거나 당의 전략에 따른 게 아니다. 지역대결의 정치가 여전히 한국정치의 암적 요소로 남아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당에 몸담고 있다. 비례대표 12번 하는 게 당의 의석을 최대한 늘리는 데 보탬이 된다.”

-과거엔 정치를 떠나려 출마했지만 지금은 정치를 위해 어려운 목표를 걸었다. 꿈은 뭔가.
“개인적인 꿈은 없다. 진보적인 제3세력이 국회 안으로 진출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30년 양당제에 균열을 냈으면 좋겠다. 그래야 정책경쟁, 정치 경쟁이 이뤄진다. 다른 정치적 소망은 없다.”

-연말 대선에 출마하나.
“제가 느끼기에 국민들이 (저를) 별로 대통령으로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그렇더라도 당을 알리고 좋은 정책을 알리고 하면 지지율은 올라가니까 가능성이야 열려 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이미 10년이나 정치했고, 많이 알려져 있고, 제가 해왔던 정치행위가 국민들에게서 많은 판단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이론적으로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

-한때는 야권 주자로 거론됐는데.
“그때도 지지율은 별로 높지 않았다. 무엇보다 문재인 이사장, 안철수 교수가 등장하기 전이다. 아무도 없을 때 골목에서 혼자 공차고 놀 때다. 지금은 막강한 선수들이 등장했으니 지지율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왜 지지율이 낮다고 보나.
“두 분(문 이사장·안 교수)은 한나라당과 정면으로 싸운 적이 없고, 민주당과 다툰 적도 없다. 지지층은 넓고 안티는 적다. 나는 새누리당과 ‘웬수’고 민주당과도 ‘웬수’ 같은 관계다. 견뎌낼 정치인이 누가 있겠나. 지지율 하락은 운명이다. 또 국민들이 볼 땐 내가 고집도 세고, 성격도 까칠하고, 술수도 쓰고, 어쨌든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렇든 안 그렇든 상관 없이….”

-두 사람은 왜 지지율이 높나.
“국민들이 좋아할 만한 미덕을 가진 분들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가장 뚜렷하게 차이 나는 분들이다. 안 교수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성공한 기업인이 아니다. 착하게, 자기 실력으로 성공한 기업인이고, 기업인으로 성공한 뒤에도 부당한 특권이나 반칙을 누리지 않았다. 진보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진실하게 반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문 이사장은 품격이나 인간됨이 좋은 사람으로 대중에게 전해진다. 지금 지지율 1, 2, 3 등이 모두 이 대통령과 차이가 나는 분들이다. 야권 두 분과 여권의 박근혜 전 대표다. 박 전 대표는 대선 경선전에서 이 대통령과 싸웠고, 이 대통령 취임 후엔 당무에도 참여 안 하고 거리를 뒀으니 사람들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지만….”

-안 교수를 꼭 야권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나.
“사회적 배경으로 보면 안 교수는 건전한 보수라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 성향은 다소간의 진보적 성향이 발견된다. 새누리당이 보수당인데 안 교수 같은 건전하고 건강한 보수 인사를 포용하지 못한다는 게 한계다.”

-현 정부의 낮은 지지율이란 게 정부마다 임기 말이면 반복된 문제는 아닌가.
“물론 5년 단임제의 한계가 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때 4년 중임제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당시 한나라당이 안 해줬다. ‘왜 자기 잘못을 제도 탓으로 돌리는냐’고 면박 줬다. 국회의원 선거구 제도의 문제, 대통령 전용기 문제 등 대통령이 합리적으로 제안하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순수하게 받아준 게 없다. 그 후과를 지금 보고 있다. 정치·문화·지식인 사회의 분위기도 있다. 지식인들이 국민에게 아부하기 위해 대통령을 공격한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노 전 대통령이 최소한 거짓말을 안 했다는 거다. 잘하려고 했지만 지키지 못한 게 많고, 오류가 난 것도 많다. 그래도 일부러 국민을 속이거나 탄압한 적은 없다. 그런 점이 평가돼 지금 총선 후보들이 다 노무현 이름 걸고 나오는 거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왜 지지를 못 받았다고 보나.
“그분의 운명이라고 본다. 당시 이해받지 못한 대통령이 된 것은 제도적 문제가 있고, 지역구도의 소모적 대결을 해야만 하는 선거구도의 문제가 있고, 정치 풍토와 지식인 사회의 문제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마찬가지 아닌가.
“맞다. 이 대통령은 일을 잘 못한 게 아니다. 거짓말한 게 잘못이다. 쇠고기 촛불 시위 때 반성해 놓곤 사람들 잡아 가뒀다. 다 거짓말 아닌가. 개별 정책에서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은 모두 50% 이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4대 강 등은 여론 지지가 극히 낮은 사업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밀어붙였다. 국민들과 싸운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노무현 정부 때 체결됐다. 왜 반대하나.
“FTA는 관세 철폐와 제도 접근의 두 가지 분야가 있다. 관세를 지속적으로 낮춰가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의 사회제도가 미국에 접근하는 길만 열려 있고, 멀어지는 길은 아주 강하게 봉쇄해 놓은 제도적 접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거다. 이 협정을 체결하고 추진할 당시엔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극에 달해 있을 때다.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개척해 보자던 게 정부 차원에서 한·미 FTA를 추진한 배경이다. 하지만 그 뒤 미국이 낸 불(금융위기)은 전 세계로 번져 국제 무역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그때 조항을 하나도 수정하지 않고, 게다가 자동차 분야에 대한 요구를 다시 들어주면서 밀어붙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구체적으론 어떻게 하자는 건가.
“전면 재협상하고, 발효 중단조치를 취하자는 거다.”

-그런 예가 없지 않나.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전과 후를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 자본주의 세계화에 대한 태도, 그것이 몰고 온 결과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끌고 가는 게 국익에 저해된다. 한번 협정을 맺었어도 합의하면 바꿀 수 있다. 또 어느 한쪽이 파기하면 파기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통합진보당의 총선 대책은 뭔가.
“통합진보당이 통합 이전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점이 더 좋아졌는지 관심을 못 받고 있다. 더 대중적인 진보 정당을 하자고 당을 만들었는데 정책 노선이 어떻게 됐는지 국민들 눈 속에 덜 들어가 있다. 지속적으로 알려 나가겠다.”

-총선 캐치프레이즈는.
“1% 특권 독점 해체와 99% 국민행복 실현이다.”

-민주당과 선거연대는 어떻게 진행되나.
“진보·개혁 성향의 야당들이 연합해서 한나라당을 이기란 요구는 2010년 지방선거와 여러 차례의 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힘을 모아 정권을 교체해라, 국회를 바꾸라
는 요구가 거세다. 연합 정치라는 건데, 혼자선 새누리당을 이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을 때 가능하다. 민주당 지지율이 새누리당보다 더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연합 없이 이길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화는 이리저리 오가는 것 같은데 공식적 협의는 시작이 안 됐다.”

-전망이 어떤가.
“두 달 후엔 어찌될지 모르지만 지금 민주당으로선 꼭 연합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미 많이 늦은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좌클릭을 어떻게 보나.
“새누리당은 조용환 대법관 부결 건에서 알 수 있듯이 편협한 극우·수구 노선을 안 버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좌클릭은 위기를 넘기려는 사기라고 본다. 민주당은 과거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재벌 문제를 놓고 보면 민주당은 경제력 남용을 규제하는 수준이다. 통합진보당은 30개의 재벌을 3000개의 기업으로 나누자는 재벌구조 해체, 순환출자 금지를 요구한다. 그런데 국민들이 힘을 합쳐 정권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마당에 우리가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야권 연대에 장애를 만들 위험이 있다. 우리 목소리를 뚜렷하게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그럴수록 민주당은 연합 없이 가겠다는 입장을 뚜렷이 하는 작은 정당의 딜레마가 있다. 그래도 이젠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총선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어떤 경우에도 민주당이 제1당이 될 것이라고 본다. 연합을 하든 하지 않든 그럴 거다. 연합을 잘하면 야권이 180석은 가능하다고 본다. 17대 탄핵 폭풍 때 두 당이 162석 했다. 한나라당은 당시 121석이었다. 이번엔 120석에 못 미칠 것으로 본다. 어쨌든 민주당이 1당이야 되겠지만 혼자서 과반수가 되지는 못할 거다.”

최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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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