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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의 퍼팅 끝나자 저주의 입스 시작됐다

바비 로크(왼쪽)와 샘 스니드의 퍼팅 모습.
세계 골프계에서 퍼팅의 전설이라는 계보를 만들면 누가 제일 위에 있을까. 1917년에 태어나 3세 때 골프를 시작했고, 1987년 세상을 떠난 바비 로크가 아닐까.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배출한 첫 골프 월드스타였다. 정확한 훅 샷이 장기였으나 모든 골퍼들을 두렵게 만든 건 그의 신들린 퍼팅이었다.

2차 세계대전에 파일럿으로 전장을 누볐던 로크는 전쟁이 끝나자마자 참가한 194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샘 스니드(미국·1912~2002)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그가 세계 골프 역사에 남긴 족적은 다섯 살 많은 스니드와 펼친 세기의 자존심 대결이다.

당시 스니드는 동갑내기 벤 호건(미국·1912~1997)과 함께 미 대륙을 휩쓸던 영웅이었다. 미국 국적이 아닌 선수들의 천적이라 평가받던 스니드와 로크의 대결은 1946년 남아공에서 16라운드짜리 매치로 펼쳐졌다. 결과는 16매치 가운데 12승을 거둔 로크의 압승이었다. 스니드는 그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박원 해설위원
“티샷은 항상 내가 훨씬 더 멀리 나갔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그의 승리로 끝났다. 10m나 15m짜리 퍼트를 주저 없이 홀에 집어넣는 그가 너무도 무서웠다. 그 때문인지 나는 한 라운드에서는 60㎝ 이내의 퍼트를 여덟 차례나 놓치고 말았다.”

스니드는 그때의 충격으로 퍼팅 입스(yips·퍼트를 할 때 호흡이 빨라지고 손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에 걸렸고 슬럼프에 빠졌다. 그 후 두 다리를 벌리고 가랑이 사이로 하는 기형적 스트로크인 ‘크로켓 퍼팅 스타일(croquet putting style)’을 사용하며 입스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스니드는 1968년 미국골프협회(USGA)로부터 퍼팅 자세가 규칙에 어긋난다며 금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뒤로는 최경주가 한때 선보였던 ‘사이드 새들(Side Saddle·퍼팅 라인 옆에 서서 볼링 공을 굴리는 것과 같은 자세) 스트로크’로 나머지 골프 인생을 보내야 했다. 결국 영원히 입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크는 스니드의 권유로 1947년 봄 미국 무대에 나서 그해 여름까지 15개 대회 중 7개 대회를 우승하고, 준우승 두 차례, 3위 한 차례를 차지했다. 상금 규모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던 터라 미국 선수들 사이에서 로크에 대한 불만이 급증했다. 결국 그는 미국에서 짧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쫓겨나다시피 떠났다.

1948년 마스터스 우승자이며 부치 하먼을 비롯한 네 아들을 모두 당대 최고의 티칭 프로로 키워낸 클로드 하먼은 “로크가 너무 잘 했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대회 출전을 금지시킨 것이다”고 회고했다. 1951년 로크의 출전이 다시 허용됐지만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럽에서 뛰며 평생 72승을 거뒀다. 브리티시오픈에서만 네 차례나 우승했다.

골프의 가장 유명한 격언 중 하나인 ‘드라이브는 쇼이고 퍼팅은 돈이다(You drive for show, but putt for dough)’란 금언은 바비 로크가 남긴 말이다. 그의 퍼팅은 역사상 가장 특이한 스트로크 가운데 하나였다. 스탠스는 좁았고 왼발이 앞으로 나온 클로스드 스탠스(closed stance)였다. 심하게 오른쪽을 겨냥한 후 클럽 헤드를 백스윙 때 안으로 끌어당겼다가 밖으로 돌아 나오게 퍼팅을 했고 팔로스루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그는 머리를 고정하고 손목을 사용하지 않으며 타깃 라인에서 클럽페이스를 스퀘어로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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