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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외제 승용차 팔려면 한국산 차부품 사줘야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
A.미국 출신의 세계적 마케팅 구루(guru)인 필립 코틀러는 오늘날의 시장을 ‘3.0 시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핵심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가치를 기업이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날 소비자는 구매를 할 때 품질·가격뿐 아니라 해당 제품을 만드는 공정이 자연환경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해당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얼마나 활발한지까지 고려하기 때문이죠. 가령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기업이라면 다른 회사 제품과 비슷해도 그 회사 제품을 사겠다는 마음가짐이죠. 이런 경우 사회적 가치 추구는 이윤 창출에 직결됩니다.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해당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고 그 결과 매출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반대로 업계 내에서 제로섬 게임과 이윤 극대화에만 골몰했다가는 집중공격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기업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이때 진정성이 보여야 합니다.

이런 인식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2006년 미국의 청소년 18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3%가 “사회문제에 책임의식이 있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009년 우리나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상대로 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가 “품질이 같다면 값이 비싸더라도 사회공헌 활동을 열심히 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겠다”고 했죠.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열심히 돈을 벌어 연말이면 그중 얼마를 불우이웃 돕기 등의 명목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러고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치부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홍보는 차원이 낮은 것입니다. 이제 이런 식의 일시적 기부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동을 벌여야 합니다. 그동안 기업의 성장이 이 사회의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완성차 업체를 예로 들면 국가가 길을 닦아주고 주변 연관 사업이 갖춰졌기에 차를 제대로 만들어 팔 수 있었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우리 사회에 진 빚을 갚는 겁니다.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자기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이 사회의 공동선(善)에 반하는 요소가 있다면 이런 사회 흐름에 맞춰 과감하게 고쳐 나가야 합니다. 중소기업도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노동친화적 경영을 해야 합니다. BMW는 한국의 중소업체에서 양질의 부품을 구매합니다. 우리나라는 생산량 5위, 수출량 3위의 자동차 대국입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 저변엔 우수한 부품업체들이 포진하고 있어요. 이런 회사들이 현대·기아자동차에만 목을 맨다면 과연 미래가 있을까요. 이들이 이런 수직적인 관계에서 탈피할 길은 없을까요. 7년 전 이런 생각을 한 끝에 KOTRA에 요청해 57개 부품사의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독일 본사의 기술자 2명을 불러 이들 회사를 방문하게 했죠. 이런 과정을 통해 10개 회사를 선정해 독일 본사로 초청했습니다. 독일에서 이들 회사의 부품만 모아놓고 하루 종일 전시회를 했습니다. ‘코리안 이노베이션 데이’라고 명명하고 본사의 구매·디자인·부품조달 담당자로 하여금 면밀히 살피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4개사와 거래 계약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국산 부품이 BMW에 들어가게 됐지요.

지금은 이런 우량 부품업체가 100곳가량 되며 이 중 15개 사와 거래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 구매 부품은 중소기업은 아니지만 삼성SDI가 만드는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구매액이 무려 4조원에 이르죠. 내년에 출시될 3시리즈의 리어 램프, 미니에 장착할 타이어도 국내 업체가 공급합니다. 포스코의 자동차용 철강 제품은 BMW의 남아프리카 공장과 인도 공장이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공장도 구매를 검토 중이죠. 중국 공장은 구매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도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BMW는 한국시장에서 판매자일 뿐 아니라 구매자입니다. 가치란 곧 상식이고 나아가 그 상식을 실천하는 것이죠. 구성원의 가치관이 몸담은 회사의 가치 철학에 수렴하고 나아가 사회적 보편가치와 일치하게 될 때 그 사회가 발전합니다.
BMW코리아미래재단이 초등·중학생을 상대로 올 여름방학부터 그린나눔캠프를 엽니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나눔의 리더십을 길러주는 게 목표죠. 환경 오염이야말로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위험이자 전 세계가 공동 대처할 문제입니다. 지금도 해마다 지구상에는 서울의 6배 넓이의 땅이 사막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이 이런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줘야 합니다. BMW처럼 화석연료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회사는 전기차 개발, 차체 경량화 등으로 대응할 수 있죠. BMW는 생산에서 폐차까지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운용하고 리사이클링도 합니다. 이런 것도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활동이죠. BMW가 개발한 수소자동차의 경우 뒤쪽 배기관으로 나오는 수증기를 받아 마셔도 될 정도로 무공해를 자랑합니다. 이런 기술을 다른 회사들과 공유하기 위해 BMW재단이 주축이 돼 지구촌 전문가들을 초청해 환경기술 심포지엄을 열려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지속 발전해야 기업도 지속가능 경영을 할 수 있습니다.

대구의 BMW 전시장엔 미술 갤러리가 딸려 있습니다. 전시장은 서비스센터와 더불어 고객과의 주요 접점이죠. 이 대구 전시장에 유치원 아이들이 날마다 한 30명씩 몰려와 갤러리에 걸린 작품을 보고 그림을 그립니다. 전시된 미래형 자동차도 자연스레 구경하게 됩니다. 어떤 아이는 차 구경을 하면서 나름대로 꿈을 꾸겠죠. 입소문이 나면서 유치원생 견학 코스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방문하려면 예약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 전시장 건물은 마치 유리창처럼 태양광 셀로 덮여 있습니다. 이런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으로 자가 발전을 해 하루에 56㎾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네 가구가 하루를 날 수 있고 형광등 1770개를 켤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절전형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스템을 설치해 전기 사용량도 크게 줄였습니다. 이 밖에도 절수형 양변기, 특수 페인트 같은 친환경 기술이 건물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스토리를 계속 만들어 갈 겁니다. 자동차와 함께 가치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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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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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