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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책임 있어도 교사 형사처벌에는 반대”

18만 명의 교사가 가입해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은 “학교 폭력이 이렇게 만연하게 된 책임이 선생님들에게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책임을 선생님이 지고 형사 처벌까지 받아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교권(敎權)이 지금처럼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는 선생님만의 힘으로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며 “학교과 가정, 나아가 사회 전체의 공동 책임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가 교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교원단체의 대표로서 어떤 입장인가.
“안타까운 일이다. 선생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교사들에게 모든 책임을 다 지우는 분위기에는 동감할 수 없다. 교사가 학생의 하루 24시간을 책임질 수는 없다. 가정도 사회도 교육의 일정한 몫이 있고 책임도 공동으로 지는 것이다.
설령 교사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법리적 차원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교육적 파급 효과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는 교사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징계 절차가 있다. 파면까지 가능하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그것도 모자라 손해배상까지 요구한다면 어떻게 교사가 소신껏 학생들을 가르치겠나.”

-학교 폭력은 과거에도 있어왔던 문제다. 그런데 요즘은 선생님들도 적극적으로 제지를 못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분명히 선생님들에게 권위가 있었다. 제아무리 막 나가는 학생이라도 적어도 학교 담장 안에서는 선생님에게 저항하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은 교사가 학생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권이 바닥으로 추락했기 때문인데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우리 사회가 탈권위주의로 가면서 학교에도 그런 개념이 도입되었는데 어느 틈에 역기능이 나타났다. 권위주의와 권위는 다르다. 교육현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권위와 강제성이 필요하다. 내 조카가 20대 초반의 초등학교 여교사인데 교실 청소를 도와주러 온 학부모가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고 하더라. 격려를 한다고 그랬겠지만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 아닌가. 군사부일체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 험담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말을 들은 학생들이 선생님 알기를 어떻게 알겠나.
교사의 권위가 살아나지 않으면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가령,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거나 사고를 일으키는 학생이 있으면 교사가 일차 경고를 한 다음에 교사가 학부모를 소환한다. 만약 학부모가 응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벌칙을 당하게 되어 있다. 이런 식의 제도가 다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교사의 권위는 존중해 준다는 뜻이다.”

-교사의 문제는 없나.
“요즘 교사들의 사명감이 떨어졌다는 데 동의한다. 과거에는 교직은 성직(聖職)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요즘은 스스로를 직업인, 나아가 노동자로 격하하고 있다. 아무리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만 못해도 선생님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선생님이 교육자가 아니라 직업인이 되면 어떻게 되느냐, 수업 시간에 지식만 가르치고 수업 끝나면 나 몰라라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돈을 주는 일만 하고 금전적 보상이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모름지기 선생님은 끊임없이 학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런 말 하면 교총 회원들이 싫어하겠지만, 교사에게 학교는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삶의 장소여야 한다. 그런데 요즘은 오후 다섯 시가 되면 교문을 걸어 잠그고 사설경호장치가 작동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내가 볼 때 ‘학교는 죽었다.’ 에버렛 라이머가 말한 책 제목이 아니라, 내가 교육 본질론으로 볼 때 그렇다는 이야기다.”

-요즘 학교 폭력의 양상은 어떤가.
“점차 하향화하는 추세에 있다. 과거에는 고등학생들이 성인 흉내를 내며 폭력 서클을 조직하고 일탈 행동을 했지만 요즘은 중학생,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까지 내려왔다. 단순하게 보면 고등학생은 입시 공부나 진로 교육에 치중하느라 시간이 없는데, 중학생 가운데 학교 공부에 흥미를 잃은 아이가 목적의식을 잃고 방황하면서 폭력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 중퇴나 자퇴자가 7만 명에 이른다. 그래서 나는 중학교 과정에서부터 전문계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 폭력이 날로 심각해지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 보면 핵가족화, 맞벌이, 사교육 만능주의에 따라 가정교육의 역할이 무너지고 학교교육도 기능적 지식 주입 교육으로 흘러 사회화 기능이 소홀해졌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학교 폭력의 해결책은 뭘까.
“교사와 경찰이 힘을 합쳐야 한다. 교사는 예방적 차원에서 지도를 하되, 일진회와 같은 범법행동의 가능성이 있는 조직은 경찰의 힘으로 뿌리를 뽑아야 한다. 경찰 혼자 힘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생활지도부장을 비롯한 학교 교사들과의 연계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문제 학생들을 분류하여 경중에 따라 선량한 학생들과 격리시키고 심각한 경우는 보호감호조치 등도 필요하다. 또 일부 학생들은 대안학교 등에 치료적 교육을 의뢰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방과후 스포츠 활동이나 예술 교육 등을 통해 정서 교육을 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복수담임제를 실시하면 학생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일대일 맞춤 교육을 통해 예방 교육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런데 이번 고소 사건과 같이 교사를 범법자로 모는 경찰의 수사 태도는 교사와 경찰의 협력을 해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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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