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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간장으로 간 맞춘 달고 깊은 맛

미역국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원초적인 친밀감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이 또 있을까?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아이 낳고 나서 가장 먼저 먹는 음식이 미역국이다. 이때 어머니의 젖을 통해 아이들은 미역국을 맛보게 된다.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맛보는 음식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인생의 첫 순간부터 우리 세포에 그 맛이 각인되었던 것이다. 우리 존재의 근원적인 출발점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음식이다.

태어난 이후에도 미역국은 평생을 함께한다. 매년 생일이면 우리는 미역국을 먹으며 존재의 출발을 확인하고 축하한다.
사실 생일을 맞았을 때 미역국을 먹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의 어머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 우리를 무사히 낳고 지친 몸에 처음으로 수저를 들었던 것이 미역국이다. 그 태어날 때의 고생을 어머니와 함께 축하하고 기념했던 것이 생일날 미역국을 먹게 된 유래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생일에 어머니는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반성할 일이다.

나는 미역국을 아주 좋아한다. 어머니는 생일 때면 쇠고기 미역국을 끓여주시곤 했다. 조선 간장으로 간을 해서 끓여내는 ‘어머니표’ 미역국은 그 맛이 아주 깊고 달았다. 또 달라고 말씀드리면 어머니는 아주 좋아하셨다. “너 낳고 미역국 먹을 때 아버지도 옆에서 두 그릇이나 드시더니 똑 닮았다” 하시면서.

고향을 떠나온 다음에는 생일날을 혼자 맞게 될 때가 자주 있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꼭 전화를 하셔서 “내가 미역국이라도 끓여줘야 하는데…” 하고 안타까워하셨다. 생일을 혼자 맞는 것은 괜찮았지만 어머니의 미역국은 많이 그리웠었다.
나에게 미역국은 어머니의 사랑이고, 그리운 ‘어머니의 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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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