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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미모 치어리더 "미국인들 오히려…"

21세 코트니 정. 한국 이름은 하원. 현재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미식축구 NFL 명문팀 필라델피아 이글스 치어리더다.

치어리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까무잡잡하고 탄력 있는 피부, 건강미 넘치는 몸매와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는 율동이다. 관중의 함성이 들끓는 구장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기에 ‘그라운드의 꽃’이라 불린다. 그저 눈만 즐겁게 해주는 ‘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NFL 치어리더는 뭇 미국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 가운데 하나다. 미 최고 인기 스포츠를 그라운드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데다 방송 출연은 물론 광고와 화보 촬영 기회도 찾아온다. 또 구단을 대표해 자선행사 등 다양한 커뮤니티 이벤트와 봉사활동에 참여할 기회도 자연스레 주어진다. 이쯤 되면 치어리더는 공인이나 다름없다.

LA중앙일보=박상우 기자


뿐만 아니다. 치어리더 경험은 경쟁력 있는 스펙이 된다. 스타가 되기 위한 지름길도 된다. 미 TV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로 골든 글로브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쥔 테리 해처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NBC ‘더 엘 워드’의 스타 세라 샤이는 댈러스 카우보이스 치어리더 출신이다. 이 밖에 방송국 리포터나 아나운서, 모델, 댄스 강사 등 활동 폭이 넓다. 일각에서는 ‘너무 섹시함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지만 미국에서 치어리더는 여전히 인기 직업이다.

 코트니 정도 이글스 치어리더 자리를 꿰차기 위해 450명과 치열하게 겨뤄야만 했다. 어렸을 적부터 춤 실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만큼 경쟁률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종 오디션을 포함해 총 네 번의 실기 테스트와 인터뷰를 무사히 통과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성적도 훌륭하다. 필라델피아의 사립대학인 빌라노바대 우등생이다. 전공은 파이낸스(Finance). 춤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요즘엔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사회 경험도 쌓고 있다. 이야기를 풀어나갈수록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은 커진다. 코트니 정도 처음 접하는 한국 언론에 할 이야기가 참 많다.

●언제부터 필라델피아 이글스 치어리더로 활동했나.

 “2011년이 첫 시즌이다. 그러니 신참(rookie) 치어리더다(웃음).”

●이전에 치어리더를 한 경험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아홉 살 때부터 춤추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발레·재즈·치어 댄스까지 다 자신 있었다. 고교 시절 학교 댄스팀 일원으로 유니버설댄스협회 주최 전국 챔피언십에 출전해 치어 댄스 부문 단체 4등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춤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뽑는 ‘올 아메리칸 ’에 선정됐고. 덕분에 유니버설댄스협회의 강사로 초빙돼 유망주들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했다.”

●루키 치어리더인데 7만 명에 가까운 관중 앞에 서는 게 떨리지 않나.

 “구장으로 뛰어나가기 전 입구에 서 있을 때 떨리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관중은 보이지 않는데 엄청난 함성이 귓가에 맴돈다. 이글스 팬들은 NFL 팀 가운데서도 응원 열기가 뜨거운 걸로 유명하다. 힘차게 필드로 뛰어나가 7만 석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볼 때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막상 응원이 시작되면 긴장감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응원을 이끌며 가장 힘든 점은.

 “이글스 치어리더팀에선 응원할 때 머리 묶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항상 머리를 푼 상태로 춤을 춰야 하는데,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균형 잡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 12년 동안 항상 머리를 묶고 춤을 췄기 때문에 머리를 풀고 춤추는 게 아직 어색하다.”

●연습은 얼마나 하나.

 “일주일에 두 번 리허설을 한다. 모든 치어리더가 다 모이는데, 이때 보통 3~4시간 동안 연습한다. 연습이지만 실전을 방불케 한다. 이렇게 해야 경기 당일에 38명의 치어리더가 실수 없이 호흡을 맞출 수 있으니까.”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몸매 유지는 치어리더로서 중요한 의무다. 나는 달리기를 가장 좋아한다. 요즘에는 달리기 외에 자전거를 이용한 스피닝 클래스(spinning class·미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로 강사의 리드에 따라 수강생들이 격한 음악에 맞춰 함께 실내 자전거 페달을 밟는 운동)에 푹 빠졌다. 춤을 추면서 척추측만증이 생겼는데 스피닝 클래스에 참여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치어리더여서 좋은 점은.

 “경기를 필드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그럴 때는 너무 행복하다. 또 관중과 함께 호흡하며 신나게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선행사 같은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

●치어리더라고 하면 일단 ‘섹시(Sexy)’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치어리더를 단지 ‘섹시하다’ ‘예쁘다’고만 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치어리더는 구단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나는 필라델피아 이글스 구단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프로 정신을 갖고 이 일을 하고 있고, 단순히 춤을 추는 게 아니라 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아이들에게는 꿈을 주는 일이라고 믿는다.”

●한국 이민자 가정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다행히도 없었다(웃음). 반대 대신 응원을 해주셨다. 부모님은 늘 제 선택을 존중해주셨다. 치어리더가 되기로 결심하기까지 내가 심사숙고했을 것이라 믿으신 거다. 최종 오디션 때도 가족이 직접 오디션 장소로 찾아와 격려해줬는데 그게 큰 힘이 됐다.”

●한국인 치어리더는 드물기 때문에 신기하게 보이기도 한다. 서양 미녀들 사이에서 한인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았나.

 “필드에서 한국인 치어리더라는 것은 단점보단 장점이 더 많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 사회에서 오히려 한국인은 희소가치가 있으니까. 오히려 반대로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다면 이글스 치어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 생각하곤 한다. 내가 한인이라는 게 항상 자랑스럽다.”

●다른 팀원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여자들이 모여 있다 보니 시기와 질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두 다 친절하다. 이글스 치어리더 가운데 두 명의 한인 치어리더가 더 있다. 앨리시아와 코니. 아무래도 서로 더 친할 수밖에 없고 큰 힘이 된다.”

●치어리더 활동으로 바쁠 텐데 학교 공부는 어떻게 하나.

 “경기가 주로 일요일에 있고 리허설도 오후에 있기 때문에 학교 수업도 빠지지 않는다. 일정이 빠듯하다 보니 틈이 날 때마다 공부에 완전히 집중하는 편이다. 시험기간이나 프레젠테이션 준비 때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춤만 계속 췄어도 충분할 텐데 파이낸스 전공에 우등생이다.

 “인생에 있어서 대학 생활을 경험하는 것과 학업을 마치는 것 또한 내게 중요하다. 부모님께서도 항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비록 내 인생에 가장 열정을 느끼는 순간은 춤을 출 때지만 지금 최우선순위는 될 수 없다.”

●캠퍼스에서는 어떤 학생인가. 치어리더이다 보니 특별할 것 같은데.

 “아니다. 캠퍼스에서는 평범한 학생이다. 책가방을 메고 편안한 청바지 차림에 티셔츠를 즐겨 입는 그런 학생.”

●이민 2세인데, 한국에 대한 기억이 있나.

 “할아버지·할머니를 뵙기 위해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곤 했다. 서울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도시다. 대학 교수셨던 할아버지는 내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다. 몇 년 전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할아버지와 손잡고 동네 수퍼마켓에 가서 요구르트를 사먹었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인생 철학이 있나.

 “찰리 채플린의 ‘웃지 않고 보낸 날은 실패한 날이다’라는 말을 늘 마음에 담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전염성 강한 것이 바로 웃음이라고 생각한다.”

●장래 희망은.

 “파이낸스 전공에 국제경영을 부전공으로 하는 만큼 언젠가 내 전공과 춤을 연계한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 또 지금 당장 딱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인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필라델피아 이글스

1933년에 창단됐다. NFL의 두 콘퍼런스 내셔널 콘퍼런스(NFC)와 아메리칸 콘퍼런스(AFC) 우승팀이 만나 최종 왕좌를 가리는 수퍼보울이 시작되기 전 3회(1948, 49, 60년)에 걸쳐 전국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수퍼보울에는 80년과 2004년 두 번 진출했다. 전통의 강호다. 현재 NFC 동부지구 소속으로 스타 쿼터백 마이클 빅이 팀을 이끌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마크 월버그가 출연한 스포츠 영화 ‘인빈서블’(2006)이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배경으로 한다. 홈구장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링컨 파이낸셜 필드로 6만8523석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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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