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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女승무원, 심부름값 유혹에 32억 들고…

2008년 12월 서울 이태원동의 한 카페. 국내 모 항공사 필리핀인 승무원 A씨(27·여)는 친구의 소개로 스스로를 ‘사업가’라고 밝힌 필리핀인 B씨(59)를 만났다. 그는 “필리핀으로 돈을 보내는 일을 한다”며 “1만 달러를 배달할 때마다 50달러(약 6만원)씩 주겠다”고 귀띔했다. 한 달 월급이 140만원인 A씨에겐 솔깃한 제안이었다.

 A씨는 한 달 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필리핀행 국제선을 타는 데 도울 일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B씨는 호텔 로비에서 A씨를 만나 2만 달러가 담긴 돈봉투와 사례비 100달러를 주며 “유니폼을 입은 채 필리핀 공항 KFC 매장 앞으로 가면 찾는 사람이 있을텐데 그에게 돈봉투를 건네주면 된다”고 했다.

 처음엔 꺼림칙했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아무렇지 않았다. 검색대를 지키는 세관원들도 승무원 짐은 깐깐하게 검색하지 않았다. 10여 차례에 걸쳐 돈을 전달했지만,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A씨는 오히려 동료들에게 “불법이긴 하지만 안전하다”고 소문을 냈다. 결국 동료 승무원 12명도 ‘돈배달’에 동참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불법 환전업자였다.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2800여 회에 걸쳐 전국 각지의 필리핀 노동자에게 32억원을 받아 달러로 환전한 뒤 항공사 여승무원을 통해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것이다. B씨는 송금을 의뢰한 노동자에게 받은 회당 5000원의 수수료와 달러 환차익 등을 통해 1억여원을 챙겼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환전업자 B씨와 승무원 A씨 등 필리핀인 16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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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