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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BOOK] 너네 80을 위해 우리 20이 희생해야해?

방주로 오세요
구병모 지음
문학과지성사
246쪽, 9000원


운석이 떨어진 여파로 넓이 39.5㎢의 땅이 1.2㎞ 높이로 솟아난다. 솟은 땅엔 30년에 걸쳐 인공 도시 ‘방주시’가 건설된다. 공기 분자 하나, 빗방울 하나마저도 시스템에 의해 설계된, 선택 받은 자들을 위한 도시다. 운석으로 교란된 기후와 물자난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지상의 환경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곳의 고등학교인 ‘방주고’는 방주시에 사는 아이들 80%, 지상 출신 아이들 20%로 구성돼 있다. 지상의 아이들은 성적과 가정환경 등을 철저히 분석하는 특별전형을 통과해야 입성하게 된다. 초호화판 생활을 보장받는 방주고에 자녀를 보내는 건 지상 부모들의 꿈이다. 쌍둥이 남매 마누와 루비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다. 그러나 마누를 맞이한 것은 지상 출신 아이들을 ‘찌꺼기’라 부르는 방주고 학생회장 일락의 폭력적 협박이다. 일락은 루비를 인질 삼아 마누에게 지상 아이들만으로 구성된 동아리 ‘프로네시스’에 가입해 그들이 방주고를 폭파시키려 한다는 증거물을 빼오도록 강요한다.

 폭파 음모를 꾸미는 건 사실이었다. 프로네시스 리더 시온은 강변한다. 나라의 지도층은 폐허를 복구해 더 많은 사람들이 무사히 살아가는 데 투입한 게 아니라 자기들만 살아갈 땅 방주시를 건설했고, 도시의 시스템을 유지시켜줄 일꾼이 필요해 지상 아이들 특별 전형을 마련한 것이라고. 시온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테러이기도 하다. 마누는 어느 편에 서야 할 것인지 고민한다.

 형식적으론 평등하나 실질적으론 철저히 나뉜 계급, 2대 8이라는 상징적 숫자. 소설은 미래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작가는 후기에서 “이 이야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가정법”이라고 썼다. 작가는 대표작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도 그랬듯, 이번 작품에서도 판타지로 버무린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긴 여운을 남기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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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