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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한국은 왜 강한가

서승욱
도쿄 특파원
‘한국, 그 강함의 비밀은?’

 최근 일본의 유력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한 개 면을 할애해 실은 기획 기사의 제목이다. 독자의 궁금증을 정치부 편집위원과 독자의 문답형식으로 풀어낸 기획물이다.

 ‘인구도 적고, 자원도 빈약한 한국이 어떻게 세계에서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느냐’는 질문으로 시작된 기사는 한국의 강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했다.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K팝 열풍에 대해선 “작은 국내시장을 넘어서려는 글로벌리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는 유연함, 혹독한 연습을 이겨내는 한국인 특유의 헝그리 정신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스포츠 강국의 비결로는 부모들의 열성적인 지원과 남자 선수들에 대한 병역 특례 등이 꼽혔다.

 신문은 ‘세계 TV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 ‘미국의 포드를 따돌리고 세계 5위에 오른 현대·기아차’를 열거하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지옥’을 경험했던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유무역협정(FTA) 전략에서 일본에 뒤졌던 한국이 미국과 유럽연합 등 거대 시장을 끌어안고 앞서가고 있다”며 “글로벌화에 대한 의지를 일본이 배워야 하며, 양국 간 ‘활력의 차이’는 결국 나라를 열어젖히겠다는 각오의 차이”라고 전했다.

 드라마와 K팝 한류에서 시작된 ‘한국 이미지 업그레이드’가 다른 분야로까지 파급되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어쨌든 기분 좋은 뉴스였다.

 일본에서 이런 뉴스가 나오는 건 암울한 일본 국내 사정과 무관치 않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 발표가 이어진 지난주엔 일본 제조업의 추락이 속속 수치로 확인됐다. 기록적인 엔고(円高)에 치이고, 한국 기업에 세계 시장을 빼앗긴 결과였다. 소니와 파나소닉, 샤프 등 가전 3사의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예상 적자 합계는 1조 엔(약 1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4년 연속 적자인 소니는 사장 교체까지 발표했다. 4월 사장에 취임하는 51세의 젊은 피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는 “소니다운 제품으로 다시 승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일본 언론들이 보는 소니의 앞길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학창 시절 전 세계를 호령했던 소니 워크맨을 기억하는 기자에겐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둔 한국의 분위기는 완벽한 정치 모드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반미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선거전략인지, 진짜로 결행할지는 알 수 없으나 야당은 “대선에서 이기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서민형 업종까지 마구잡이로 침범한 재벌들의 오만에도 책임이 있겠지만, 선거철 단골손님인 ‘재벌 개혁론’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여야는 좌클릭 경쟁에 매달리고 있다.

 선거에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본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강함’까지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번 잃으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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