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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앞두고 사제의 정 훈훈한 두 학교

최윤이양이 말하는 온양 온천초등학교 권인종 선생님



“수학여행 때 따뜻한 관심보여 행복”










온양 온천초등학교 6학년 3반 제자들에게 ‘초인종 선생님’이란 별명으로 통하는 권인종(39)교사. 요즘 권 교사는 14일 졸업을 앞둔 개구쟁이 제자들을 생각하면 문득문득 눈물이 나곤 한다. 그때마다 “졸업은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 위한 징검다리야”라고 맘을 다독거린다. 29명 제자 중 1학기 때 유난히 낯가림이 심하고 친구들을 경계해 자꾸 눈이 갔던 최윤이(14)양. 관심을 보이느라 옆구리를 꾹꾹 찌르면 배시시 웃기만 했고, 유순한 성품 탓에 먼저 친화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윤이다.



 그런 윤이가 여름방학 숙제를 계기로 친구들에게 관심 대상이 됐다. 교실 환경판이 ‘윤이 갤러리’일 정도로 풍경화·포스터·데생 등 뛰어난 솜씨를 뽐냈기 때문이다. 차츰 친구들을 대하는 폭이 넓어지면서 2학기에는 반 회장을 하는 등 눈에 띄게 변해 갔다. 권 교사는 “크고 작은 미술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 경험이 있는 윤이가 진로 조사에서는 작곡가를 희망해 의아해 했다. 그 즈음 신세대 음악에 심취해 지내더니 그렇게 써 냈던 모양이다. 야무져서 교사나 디자이너가 돼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6학년 담임은 이번이 두 번째라는 권 교사는 “지도하는 대로 노력하며 잘 따라와 준 윤이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중학교에 가서도 ‘좋은 친구를 만나야 한다’라는 생각보다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돼 줘야겠다’라는 마음 가짐으로 학교 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우리 선생님도 중학교에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권인종 교사와의 첫 만남부터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는 최윤이(14)양은 “때로는 무서울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다정한 선생님이었다”며 권 교사를 자랑스러워 했다. 다음은 최양과의 일문일답.



-6학년을 보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4월 말에 다녀온 2박 3일 수학여행이에요. 선생님께서 반 친구들 모두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이시던 모습이 생생해요. 집과 학교를 벗어나니 내 세상 같았어요. 더욱이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다 같이 떠난 여행이어서 잠을 설칠 만큼 행복했어요.”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선생님께서는 인기 있는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세요. 비스트의 ‘뷰티풀’ 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시죠.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우리와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 기뻤어요.”



-무서울때도 있었나.



 “늘 시원시원 하시고 이해를 잘 해 주시지만 잘못한 부분이 있을 때는 아주 무섭게 혼내셨어요. 아무생각 없이 3~4명이서 친구 책을 찢었었는데 그땐 정말 호랑이 선생님 같으셨어요. 친구에게 사과하고 선생님께도 죄송하다고 했죠. ‘친구를 배려하고 다른 친구를 괴롭히거나 약 올리는 것은 비열한 행동’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어요.”



-닮고 싶은 점이 있다면.



 “선생님 성격이에요. 수업하실 때는 확실하게 하시고 놀 때는 신나게 놀게 해주시거든요.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 선생님이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어떤 선생님이 돼 주면 좋겠나.



 “저희한테 해 주신 것처럼 해주셔도 후배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친화력이 좋으셔서 은근히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으시거든요. 늘 말씀하셨던 것처럼 좋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름길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졸업식이 코앞이다. 기분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그냥 선생님과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아산 신정중학교 배정을 받았는데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지게 돼 섭섭하고 허전해요. 선생님은 온천초등학교에 계속 계셔서 가끔씩 놀러 올 거예요. 선생님도 반겨 주시겠죠.” 



충남예술고등학교 김경숙 선생님이 본 이시원군



“조언하면 확실하게 고치는 노력파”








충남예술고등학교 3학년 이시원(20)군은 김경숙(48)교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긴장감을 느꼈다. 카리스마 넘치는 선생님 덕분에 3학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실기 과목 전임이라는 특성 때문에 김 교사와 함께한 시간이 많았고 쉴새 없이 반복되는 혹독한 연습에 게으름을 피울 틈이 없었다. “지난해 7월 한국무용 파트끼리 야영을 갔었어요. 학교에서의 무서운 선생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정다운 선생님으로 변신하셨죠. 혹시라도 나태해 질지 몰라 일부러 무섭게 지도하신다는 걸 알게 된 계기였어요.”



 김 교사를 만난 후 이군은 ‘노력파’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만큼 피나는 연습을 통해 내면에서 품어져 나오는 동작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교사와 1년여 동안 행복한 동행을 한 이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실기과(한국무용)에 합격해 더 큰 춤판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선생님의 직설적인 조언이 약이 돼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직도 동작에 앞서 어색하고 낯선 느낌이 들면 선생님 말씀을 되새기곤 해요.” 한국무용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이군은 요즘 짧은 스텝으로 양 발을 바꾸는 셔플댄스에 관심이 높다. 전공 외적인 춤도 배워 두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한다. 이군은 “지난 1년 동안 무용 지도에만 전념하신 선생님이셨다. 졸업하기 전에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라이브로 들려 드리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터뷰에 참여한다는 자체가 민망하기도 하지만 행복 합니다. 제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 그 자체가 아닐까요.” 이시원군을 지도한 김경숙 교사에게서 애틋한 제자 사랑이 느껴진다. 다음은 김 교사와의 일문일답.



-시원이에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지난해 5월 사건이 터졌다. 동아콩쿨에서 슈즈가 벗겨진 것이다. 본선 진출이 확실시 되는 찰나였다. 자만이 불러온 실수라고 생각하니 괘씸하기까지 했다. 그때부터 시원이가 자만을 버리고 마음을 비울 수 있도록 더욱 엄격하게 대했다. 다행히 그 후 열린 한국예술종합학교 콩쿨과 서라벌 콩쿨에서는 잘 해냈다.”



-시원이의 학교생활 중 눈에 띄었던 부분은.



 “시원이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FM’이다. 항상 예의 바르고 성실하다. 공연 관람도 빠지지 않고 다닌다. ‘창작은 모방에서 시작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시원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다른 사람들이 표현하는 춤 동작, 몸을 어떻게 쓰는지를 꼼꼼히 눈 여겨 본 후 자신에게 맞는 동작으로 승화시킨다. 지적을 하면 확실히 고쳐 실전에 임한다.”



-선생님 눈으로 본 시원의 장기는.



 “시원이는 춤 출 때 모습이 가장 멋있다. 작품 속 중앙에서 움직이며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이 든든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신감 있는 표현이 필요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합격했다는 안도감에 나태한 생활을 보였다. 따끔한 충고 한 마디에 다시 연습벌레로 돌아왔다. 그것이 시원이 특기며 장기다.”



-앞으로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나.



 “한국예술종합학교 합격자 발표 날 학교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모든 학생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그 주인공이 시원이었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시원이는 꾸준한 연습이 자신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다. 이런 자세를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다.”



-졸업을 앞둔 시원이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습만 시켜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때마다 상황 설명을 하면 이해해줘 고마웠다. 대회에 나가 ‘어디 학교야’란 말이 들려올 때면 더욱 흥분되곤 했다. 눈에 띄게 잘한다는 것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이제 무슨 일이든 책임감이 주어진다. 예의 바른 학생은 실력도 인정 받는다. 그런 시원이기 때문에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



이경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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