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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아산 소동3리 70번 지방도

아산 70번 지방도 동원테크 부근 낭떠러지에 차가 빠져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왼쪽은 소동3리 윤경희 이장. [조영회 기자]


3일 오전 10시 기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할게 좀 있어서요. 소동3리 발산마을 도로 옆 낭떠러지에 차가 두 대나 떨어져 있어요. 예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어 담당기관에 건의했는데 변화가 없네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남성의 목소리는 다급해 보였다.

 오전 11시쯤 제보를 받고 찾아간 곳은 아산 소동3리 70번 지방도 왕복 2차선 도로 동원테크 공장부근. 도면에는 군데군데 타이어 자국이 선명했다. 취재를 하는 도중에도 견인차가 출동해 훼손된 차량을 끌어 내고 있었다. 끌어낸 차량 외에도 도로 옆 10m 높이의 낭떠러지에는 견인을 기다리는 차량 두 대가 뒤집혀 있었다. 마을 주민 권순동(53)씨는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걸핏하면 차가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진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데 수 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1800대 경사 빙판길 위험 주행

#1 2일 오후 7시 천안 병천에 거주하는 오태석(39·가명)씨는 끔직한 사고를 겪었다. 귀가 중이던 오씨는 천안 성환 방면 70번 지방도를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기운이 감지했다. 차가 유난히 미끄러웠던 것. 변속기를 2단으로 바꾸고 서행했지만 차는 어느 순간 중앙선을 넘어가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브레이크를 밟자 차는 360도를 돌며 도로를 이탈해 10m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다행히 브레이크 소리를 듣고 찾아온 주민의 신고로 119 구조대원이 출동했고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오씨는 “안전띠를 메고 있었고 속도가 빠르지 않았는데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순간엔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민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추운 차 안에서 거꾸로 뒤집힌 채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 같은 날 오후 10시 오씨와 마찬가지로 70번 지방도를 이용해 음봉 방면으로 귀가 하던 양제호(46)씨는 2.5t 덤프트럭이 반대편에서 다가오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도로가 빙판길인데다 폭이 좁았기 때문이다. 차를 잠시 멈추고 트럭을 보낸 뒤 다시 엑셀을 밟았지만 바퀴가 헛돌았고 결국 낭떠러지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 다행히 차가 뒤집히지 않아 차문을 열고 걸어 올라올 수 있었지만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전치 5주의 부상을 당했다.

 아산 소동3리에 있는 70번 지방도는 1990년대 후반에 완공됐으며 천안(성환)과 아산(음봉)을 잇는 도로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거주하는 주민이 적었지만 이 일대에 여러 대형 공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인구가 유입되고 도로도 생겼다. 이 도로를 지나는 차량은 일 평균 1800여 대. 60% 정도는 공장을 드나드는 덤프트럭이며 40%는 출퇴근 차량들이다. 차량통행이 시내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지만 이 도로는 한 달 평균 3건 가량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동원테크 공장 부근을 시작으로 성환 방면으로 20m 정도의 도로는 오씨와 양씨의 경우처럼 높이 10m가량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음봉 방면 도로 왼쪽에 자리잡은 크고 작은 언덕과 대형 공장들이 햇빛을 가로막고 있어 눈이 오면 녹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미끄럽기 때문이다. 소동3리 윤경희(53)이장은 “올 들어 낭떠러지에 떨어진 차만 5대다”라며 “가드레일만 설치 된다면 차가 떨어지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대책 요구해도 수년째 방치하다 늑장 대응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주민들과 이 일대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담당기관을 통해 사고방지 대책마련에 힘써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도로는 현재 ‘충남도 종합건설 사업소 홍성지소’에서 모든 관리를 맡고 있다. 담당기관은 일이 커지자 이제서야 전체적인 보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창민 70번 지방도 담당은 “사고가 빈번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시민 안전을 위해 올 상반기 안으로는 가드레일을 설치하고 안전 표지판도 세우는 등 전체적으로 손을 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고 방지 설치물이 미흡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매년 예산이 3월초쯤 세워지는데 70번 국도보다 더 보완이 시급한 곳에 예산을 투입해왔다. 지난해에는 70번 지방도로 들어서기 전 원남리 도로를 확장하고 포장했다”고 해명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70번 지방도에 뿌리는 염화칼슘은 우리측에서 대행하고 있다”며 “70번국도를 더욱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산소방소 대응구조팀 이지철 팀장은 “70번 도로에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본 결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부득이하게 이곳을 지날 때는 스노우 체인을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이 도로는 가드레일과 단속 카메라는 물론, 규정 속도나 사고 주의를 알리는 표지판 하나 없다. 낭떠러지 인근에서 사고가 거듭되고 있지만, 사고 원인을 운전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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