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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에어컨 만들면 제조사도 전기세 내라?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차단’이라는 KT의 선제 공격은 상대 선수에게 링 위로 올라 오라는 신호를 보낸 것과 같다. 통신업계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통해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TV 제조업체에 협상을 제의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KT는 삼성전자가 특히 비협조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삼성TV만 접속을 차단한 것은 LG는 상대적으로 협상에 전향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1년 전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주관으로 협상의 장(망 중립성 포럼)이 열렸고, 이 안에서 스마트TV 상생 협력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난데없이 사이드로 불러내 돈을 내라고 했다가 이에 응하지 않는다고 서비스를 끊어버리는 것은 소비자를 볼모로 한 무리수”라고 말했다. 정책이나 원칙 없이 돈 얘기를 먼저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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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공격의 배경은 거액을 투자해 망을 깔아놓았더니 포털·게임업체·스마트TV 제조업체만 돈을 벌어간다는 불만이다. 인터넷전화(VoIP) 사업자나 인터넷TV(IPTV) 사업자들도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KT의 논리는 스마트TV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통신망에 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데, 여기에 들어가는 돈을 스마트TV로 돈을 버는 제조사들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TV가 네트워크를 독점할 경우 일반 이용자가 데이터를 받을 때 걸리는 시간이 265배까지 늘어나 웹서핑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자료도 이날 공개했다. KT 스마트네트워크팀장인 김효실 상무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망의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통신사의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망 증설 문제는 내버려 두면 공유재의 비극에 맞닥뜨려 통신 생태계 공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는 이통사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우선 트래픽 과부하가 과장됐다는 것이다. 해외 업체들과 비교해 역차별 가능성도 제기됐다. KT의 논리대로라면 유튜브도 트래픽 과부하를 유발하는데 왜 차단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 구글TV, 애플TV 등 해외 스마트TV가 들어오면 역차별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접속 제한 조치는 향후 ‘망 중립성’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KT는 “스마트TV를 통한 인터넷 이용을 무단 접속으로 보는 것일 뿐 망 중립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T에 요금을 내고 인터넷을 쓰고 있는 고객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접속을 차단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통위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방통위원은 “스마트TV 접속 차단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으며 국내법도 위반하는 것”이라며 “한전이 고급 에어컨이 전기를 많이 쓰니 제조업체도 전기요금을 내라고 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스마트TV용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 펜타코드의 강선 대표는 "통신회사가 망 사용에 대한 대가 부담을 요구하면 스마트TV와 앱 가격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산업 자체가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태희

통신망 중립성

(Network Neutrality)

통신망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통신망 사업자는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의 내용과 서비스·단말기 종류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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