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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팔아 대박 난 칠갑산 천장리 마을

9일 오후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 마을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 마을은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방문객이 뜸한 산골이었으나 얼음분수·썰매장 등을 갖추고 ‘칠갑산 얼음분수축제’를 열기 시작하면서 관광객이 즐겨 찾기 시작했다. 마을기업으로 운영되는 이 축제로 주민들은 올해만 5억원을 벌어들였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 마을은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37가구(103명) 주민이 고추·벼 농사 등으로 생계를 잇는 산골마을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연중 방문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외부와는 단절된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간 20만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봄에도 냉해 겪던 산기슭
눈·얼음 테마로 한달간 축제
주민당 500만원 수익금 나눠
“농사 못잖게 짭짤하네요”



 9일 오후 마을은 온통 눈과 얼세상이었다. 마을 입구를 흐르는 개천에는 높이 20m의 얼음분수 50개가 서 있었다. 얼음 분수 주변에는 얼음집과 얼음터널(각각 한 개)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 시설은 모두 주민들이 만들었다. 관광객 20여 명은 이글루 안에도 들어가 보고 얼음 분수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마을 곳곳에는 눈썰매장·봅슬레이장도 있다. 이곳에서 만난 최지영(44·경기도 수원시)씨는 “눈과 얼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다 있다”고 말했다.



천장리 주민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2월5일까지 ‘칠갑산 얼음분수축제’을 열었다. 축제 기간 마을에는 12만 명이 찾았다. 입장료(썰매타기 등)와 밤굽기 등 체험프로그램 운영으로 5억 원 정도 수익을 올렸다. 전체 연간 농사 수익(1억9000만원)보다 2.5배 많다. 이 돈은 주민들에게 가구당 500∼600만원씩 배분되고 나머지는 발전기금으로 적립된다.



 이 마을이 관광명소가 된 것은 축제위원장인 황준환(51)씨를 비롯,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양대 법대를 나온 황씨는 서울에서 고시공부를 하다 1992년 낙향했다. 그는 천장리에서 고추 등을 기르며 평범한 농부로 살았다. 그러나 그는 “단순 농업으로는 농촌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황씨는 우선 마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2004년 마을이 정부로부터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국가 예산 24억 원을 지원받았다. 이 돈으로 마을에 ▶도·농교류센터(숙박시설) ▶축구장 ▶수영장 ▶산책로를 만들었다. 그는 마을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로 했다. 이 마을은 남쪽은 산으로 막혀있어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 눈이 내리면 잘 녹지 않으며 5월에도 농작물 냉해피해를 볼 정도로 춥다. 황씨는 “천장리는 충남의 강원도라 불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눈과 얼음을 테마로 한 축제를 시작했다. 마을에 얼음분수와 얼음조각을 만들어 전시했다. 소달구지 썰매와 눈썰매장, 빙어낚시터를 만들었다. 얼음분수 축제 방문객은 2009년 첫해 1만 명에서 이듬해 10만 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구제역으로 얼음분수축제를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고 체험프로그램을 강화한 덕분에 수익이 크게 늘었다. 주민들은 똑같은 장소에서 지난해부터 여름철에 ‘조롱박 축제’를 연다. 마을에 조롱박 터널 10여 개를 만들고 공예체험 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37명)과 출향인사 7명은 2009년 7000만원을 모아 마을기업을 설립했다. 축제에 필요한 경비는 마을기업 기금으로 충당한다. 이석화 청양군수는 “천장리 마을은 지자체나 정부 도움 없이 온전히 주민 손으로 축제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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