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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임금인상률 연 14% … 중국 떠나는 외국 기업

매튜 디킨
한국HSBC은행장
최근 홍콩에 다녀왔다. 홍콩에 머무르는 동안 중국 광둥성 연안 지역의 공장이 내륙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해안 지역에 남아 있는 공장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메인랜드 헤드웨어사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방글라데시로 이전한다고 보도했다. 원인은 임금 상승 때문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연평균 임금인상률은 14%를 기록했으며, 앞으로 5~10년 동안은 계속해서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10년 후면 기업이 지불해야 할 인건비가 3~4배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임금 상승의 원인은 바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 때문이다.



일자리는 너무 많고, 일할 사람은 부족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세상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기 때문에 오늘날 중국 노동자는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세계 경제가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법으로 최저임금을 규정할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시장 논리와 싸워 이길 수 없다. 자본은 쉽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되면서 중국으로 옮겨갔던 일부 일자리는 중국을 떠나 본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향초와 방향제 등을 만드는 미국 체서피크 베이 캔들사는 중국에서보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해지자 50개의 일자리를 미국 볼티모어주로 원위치시켰다.



미국의 헤드폰 기업인 슬릭 오디오사 역시 최근 공장을 중국에서 플로리다로 이전했고, 자동차·전자제품·주방용품 기업도 일자리와 함께 다시 미국으로 귀환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미국에서 약 60만~80만 개에 달하는 생산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국의 노동비용이 하락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 정부와 지방정부가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창출하는 기업들에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세계 제조업 지도가 재구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제조업체가 앞다투어 중국으로 몰려갔던 것을 돌이켜 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꽤 오랫동안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를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임금 인상과 일자리 창출 관련 기사를 자주 접한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일자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자본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기만 하다. 자사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고객군을 확보한 기업만이 안정적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들은 사업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시장을 찾아나선다. 한동안 중국이 목적지였고, 그 결과 더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 중국은 여전히 굳건하지만, 다른 국가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정부는 종국에 실패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동유럽과 러시아가 변화하게 된 것도 정부가 시장원리를 무시한 결과이며, 중국의 급격한 변화 역시 시장원리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쿠바에서도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도 결국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경제력이 군사력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유럽 국가의 변화는 무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돌이켜 보면 군사력으로 변화를 꾀한 움직임에 많은 재정이 낭비됐을 뿐이다. 이들 나라가 최적의 가격에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획득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깨닫게 되면서 비로소 변화가 시작됐다. 전 세계의 수요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국가가 바로 승자가 될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은 승자 중 하나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한국이 이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일자리와 고용 안정은 시장 경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경쟁에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서비스를 비롯해 노동력과 같은 투입자원도 포함된다. 지난 수십 년간 영국과 미국, 유럽의 일자리는 중국·베트남·브라질로 옮겨갔고, 또한 일부는 한국으로도 왔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상황은 벌써 변하기 시작했다.



매튜 디킨 한국HSBC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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