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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20대, 위로가 필요한 건 아니다

정선언
경제부문 기자
20대는 태반이 백수(이태백)요, 어렵게 취직해도 고작 88만원을 벌 뿐(88만원 세대)이다. 그래서 기자도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교수)는 위로가 필요한 세대로만 여겼다. 벤처업계를 출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데 여기서 만난 20대는 달랐다. 99%가 망한다는 이 바닥에서 그들은 성공을 말하고 열정을 불태웠다. KT·STX 같은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자신감 넘치는 젊은이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월 100만~200만원의 돈을 받으면서도 “일이 너무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본지 2월 7일자 1, 4, 5면>



 “그들만의 리그 아니냐”는 의구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서울대·KAIST·포스텍을 비롯한 소위 명문대를 나온 이들이 태반인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는, 부족한 것이라곤 없는 잘난 애들 아니냐”는 반론에 부딪히면 꼬리를 내리곤 했다.



 스타트업기업(초기 벤처업체) 스타일쉐어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홍민희(24) 개발팀장을 찾아간 건 그래서였다. 그는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홍 팀장은 “고졸이라서 불이익을 받아본 적은 없다”고 했다. 5년간 현장에서 다진 개발 능력 덕이다. 그는 고교 3학년이었던 2006년부터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해 방위산업체에서 대체 복무를 했다.



 그가 공부를 못했던 건 아니다. 졸업장을 따기 위해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을 따름이다. 세계 최초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든 소프트웨어 개발자 폴 그레이엄(48)의 영향이다. 그레이엄이 31세 때 설립한 비아웹은 나중에 야후가 사들여 ‘야후스토어’가 됐다. 고교 시절 벤처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며 그레이엄을 알게 된 홍 팀장은 ‘서울대-삼성전자’가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개발자이자 창업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캠퍼스가 아닌 사무실을 선택한 건 “꿈을 이루려면 대학보다는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그레이엄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명문대·대기업을 목표로 토익 학원에 다니고 있지 않을까. 홍 팀장은 말했다. “20대가 기성세대에 바라는 건 위로가 아닌 것 같아요. 다양한 삶을 사는 모습을, 그리고 그렇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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