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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을 배워라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최근 자원외교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해외 자원확보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 자원개발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결코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해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해외 자원확보는 까다로운 상대, 치열한 경쟁자가 있는 데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 주도로 적극적인 자원확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의 전략을 살피고, 우리에게 적합한 진출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도 경제성장으로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서 중국은 이미 20년 전부터 해외 자원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처음 중국이 해외 자원확보를 위해 주력한 지역은 아프리카였다. 당시 아프리카는 적절한 공략대상이었다. 자원은 많지만 정치혼돈으로 석유메이저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은 틈새 지역이었다.

 중국이 둘째 공략대상으로 삼은 지역은 서방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었다. 중앙아시아와 리비아·베네수엘라와 같은 반미(反美) 자원 부국들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자원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느 지역이든지 달려간다.

 중국이 이렇게 세계 자원광구들을 사들일 수 있는 것은 3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금력만으로 국제 메이저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메이저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은 물론 첨단 기술력, 축적된 자원개발 경험과 긴밀한 현지 네트워크까지 갖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자원확보 경쟁력은 정부와 국영기업, 금융의 삼위일체(三位一體) 전략에서 나온다. 정부가 총체적인 전략을 짜고, 금융부문이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만들고, 국영기업들은 이 자금으로 광구를 사들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자원외교 공세를 통해 전략지역 실권자들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며, 무상원조나 차관을 제공하고, 병원 등을 지어주면서 선점효과를 높인다.

 그러면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은 성공한 것일까. 해외에서 확보한 광구의 수치나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전략이 주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확보한 대부분의 광구들은 아직 초기단계로 시간이 지나봐야 그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중국의 자원확보 공세를 경계하는 거부감도 확산되고 있다.

 잠비아에서는 반중(反中) 이슈를 내건 야당이 최근 선거에서 친중(親中) 정책을 추진한 여당을 이겼다. 수단에서는 중국인들에 대한 테러와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이 확산되는 반중 정서에 대응해 중국의 전략적 변화가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의 자원확보 전략은 민간의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과 같이 정부가 선도하는 전략이 필요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원개발의 후발주자이고, 국제 기업에 비해 자원개발 경험이나 기술력 등이 부족하다. 따라서 적어도 당분간은 정부가 선도하는 자원확보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전략수립부터 재원조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정부가 중심이 되는 중국과는 달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정부의 역할은 민간부문 자원개발 역량을 높이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어야 맞다. 적절한 금융시스템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또 자원 부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를 통해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선도하되 민간의 창의성과 역량을 높이는 체계적인 해외 자원개발 전략이 정답이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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