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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지구촌 NGO 탐방 ⑩ 위스타트 캄보디아

지난달 12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 남부의 농촌마을 엉까에오. 한국의 1950~60년대를 연상시키는 이 가난한 마을의 한 가정집 마당에 8명의 산모들이 모였다. 돗자리에 둘러 앉은 뒤 각자 자기의 배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다. “쑤어 쓰다이(안녕).”

 뱃속의 태아에게 하는 인사다. 이어 간호사 레악스마이(23)의 지도로 간단한 산모 요가를 한 뒤 강의가 시작됐다. 이날의 강의는 태교와 수유방법, 그리고 임신기에 해야 할 필수 예방접종.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마다이 러어(좋은엄마)’ 프로그램이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의 대표적 빈곤아동 돕기 NGO인 위스타트(We Start)가 지난해 12월에 임산부를 대상으로 시작한 6주 코스의 부모·영양교육이다.

 “산모들이 아주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교육이 끝난 뒤에도 자기들끼리 자조모임을 계속 이어 가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도 출산 후의 이유식과 영아 보살피는 방법까지 다양하게 짰어요.” 레악스마이는 “이 지역에선 처음 있는 임산부 현지교육이라 주민들도 모두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스타트 운동이 캄보디아 농촌마을에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낙후된 농촌에 선진국의 맞춤형 ‘아동 사례관리(case management)’ 개념을 처음 도입해 운영하면서다. 한국에서처럼 빈곤가정의 아동 및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건강·복지 세 분야의 욕구를 맞춤형으로 돌봐 주는 접근이다.

지난 달 위스타트 캄보디아센터의 아이들과 현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소풍을 나와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위스타트운동본부 제공]
위스타트가 캄보디아에 진출한 건 2년 전이다. 엉까에오와 뜨롤라치·살렁 등 프놈펜 남부 타케오 지역의 3개 빈곤 코뮨(마을)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첫해인 2010년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사회복지사가 현지에 위스타트 센터를 설립하고, 보육사와 간호사 등 캄보디아인 조정자 2명을 고용했다. 이어 마을당 각각 2명씩 6명의 주민 교사를 고용하고 그들의 집을 개조해 공부방을 열었다.

 “첫해는 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준비작업에 힘을 쏟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위스타트 개념을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았지요. 그러나 아이들을 돌봐 준다고 하니까 주민들이 아주 좋아하고 협조적이었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은 아동에 대한 맞춤형 사례관리 외에 부모교육, 주민조직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전개했지요.”

 지난 1년간 캄보디아 위스타트 센터장을 맡아온 사회복지사 김성희(24·여)씨는 “이제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위스타트는 지난해 3개 코뮨에서 50가구씩 150가구를 대상으로 가정방문을 실시해 아동들의 개별 욕구를 파악했다. 이어 공부방 외에도 9차례의 아동권리 교육, 6차례의 가족관계 증진 교육, 임산부 건강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공부방을 통해 책을 빌려주고, 또 3회에 걸쳐 야간 영화도 상영했다. 야간 영화는 많게는 300여명의 주민들이 모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두 차례 바다를 다녀오는 교육행사도 했다.

 부근에 있는 타케오 도립병원의 협조를 받아 122명의 아동들에게 건강검진도 실시했다. 캄보디아에서의 이러한 사업들에는 ‘PathWays to Development’라는 현지 NGO가 파트너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국제협력단(KOICA)이 지난해부터 3년 계획으로 연 3000만 원씩의 경비를 보태고 있다.

 “한국의 위스타트 사업은 전문성이 정말 놀랍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지요. 그런데 걱정도 많습니다. 만약 위스타트가 예산이 끊어지거나 철수하게 된다면 그 많은 예산을 우리가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지요. 나중에 저희들이 전적으로 사업을 맡게 된다면 보다 주민주도형 모델로 사업을 바꿔 볼까 합니다만.”

 2010년 위스타트 사업 진출시 현지 협력NGO로 손을 잡은 PathWays의 본 톡(43) 사무총장은 위스타트 모델을 옆에서 지켜보며 “향후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가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중앙일보 시민사회환경연구소 전문위원·남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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