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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안 먹는 일주일’ 한번 해보실래요

일주일 동안 고기를 먹지않는 ‘MF7’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회원들. 왼쪽부터 홍정수양·김상원·박서윤·정유진씨. [김경록 기자]


박 00: “아침-귤,바나나,견과류,두유, 점심-야채짬뽕 먹었어요^^ 저도 사진 한번 올려봅니다!”
장 00: “이제 5시간 10분만 있으면 패널티가 끝납니다. 집에 고기 음식이 너무 많아요. 먹고싶다! 근데 막상 먹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지난달 둘째 주 페이스북 MF7그룹 타임라인은 고기를 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각종 채식음식 인증사진들이 업데이트 되고, 사람들은 서로 격려의 댓글을 달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나 채식주의자들의 모임은 아니다.

이들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고기 없는 일주일, 이름 하여 ‘MF7(Meat Free 7days)’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지난 3일 이 ‘착한 편식’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한 채식 식당에서 만났다.

 지난해 11월 처음 이 운동을 제안한 박서윤(24·이화여대 언론정보학 4)씨는 “MF7은 채식주의자가 되자는 운동이 아니다”라며 “일주일 동안 고기를 안 먹으면서 육류소비량을 줄이고,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환경 운동”이라고 말했다.

 ‘채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대학생 환경동아리 ‘유넵엔젤(UNEP Angel)’ 활동을 하고 있던 박씨는 일상 속에서 환경 보호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러던 중 교수를 통해 육식과 온실가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데다가,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더욱 결심이 굳어졌다고 한다. “솔직히 평생 고기 안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 저도 고기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양을 줄여보면 어떨까 생각을 한 거죠.”

 실제로 덴마크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소 한 마리가 연간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은 4톤으로, 승용차 한 대가 내뿜는 양의 1.5배에 달한다. 국가 전체 메탄가스 발생량의 25%를 소가 차지하고 있는 에스토니아는 환경을 위해 소를 키우는 농가에 방귀세(fart tax)를 매기기까지 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박씨 한 명뿐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홍보를 한 덕분에 한 달 뒤엔 60명으로 늘어났고,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었다. 인증샷을 올리고 스스로 고기를 먹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달 참가인원이 100명을 넘어섰다. 박씨는 “크게 홍보한 것도 아니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했을 뿐인데 의외로 반응이 커서 놀랐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좀 힘들었어요”라며 웃는 김상원(26·건국대 환경공학 4)씨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유난 떤다는 얘기도 들었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뭐가 변하겠냐’라며 핀잔을 주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김씨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도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박씨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정유진(24·이화여대 광고홍보학 4)씨는 “MF7 기간 동안엔 약속을 안 잡고 집에서 식사를 한 덕분에 식구들이 덩달아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엔 어색해 하던 식구들도 곧 익숙해져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식을 한다고 해서 채소만 먹는 것은 아니다. 탄소배출량의 주원인이 되는 축산물 수요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산물과 유제품 같은 단백질 식품은 먹을 수 있다. 채식주의자 단계로 치면 ‘페스코(Pesco)’단계다. 자발적인 참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페이스북에 양심고백을 하고 스스로 패널티를 부여한다. 중도 포기자와 태도 불량자들을 운동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는 규칙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참가자의 양심에 맡긴다.

 유넵엔젤은 이 말고도 육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다녀온 엠티(MT)에서도 고기를 먹지 않았다. 또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앞으로 참가할 중·고생들을 위해 청소년위원도 따로 뽑았다. 올해 고교에 진학하는 홍정수(14·청심국제중 3)양도 “지난달 참가할 때 친구들이 신기해했다”며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넵엔젤은 각 고등학교에 축제 기간에 MF7을 홍보하는 시간을 갖는 제안도 할 생각이다.

 박씨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 지부를 세워 전세계적인 운동이 됐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일주일 동안 고기 안 먹는다고 해서 세상이 달라지겠어?’ 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작은 행동도 하지 않으면 정말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글=이예지 행복동행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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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