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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나눔이야기] “꼬마들 가르치는 일, 스탠포드서도 계속할 거예요”

[사진=김진원 기자]


“해빈아, 이번 숙제도 열심히 해야 해.”

 헤드셋을 끼고 노트북 화면을 향해 숙제를 내는 선생님은 이제 막 고교 졸업을 앞둔 권동윤(19·청심국제고·사진 오른쪽)양이다. 권양의 학생은 가평 상면초 5학년 전해빈(12)양. 지난 2일 두 사람은 이렇게 스카이프(인터넷 무료 화상전화)로 만나 안부를 묻고 다음 수업계획을 잡았다.

 권양은 친구 10여명과 2009년 ‘티티엘(TTL-Talk, Teach and Learn)’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온라인 학습 봉사를 해왔다. 동아리를 만든 건 한양대가 그 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전국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연 ‘봉사원정대’ 대회에 참가하면서였다. 아동·노인·장애·다문화 등 분야별로 봉사 아이디어와 계획을 제출해 선정되면 지원금 100만원이 주어지고, 지원금으로 70일간 봉사활동을 수행하는 대회였다. 고1이던 권양은 친구 10명과 티티엘로 대상을 탔고,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선생님(고교)인 엄마 영향 때문인지 동생이나 동생 친구들 가르쳐주는 걸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런데 봉사를 하고 싶어도 학교 기숙사(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서 지내고 있어 이동 자체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스카이프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죠.” 당시 친구들이나 외국에 있는 선배들과 대화할 때 사용하던 스카이프가 해답이 된 것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권양은 공부를 가르쳐줄 초등생 ‘멘티(수강생)’를 구하기 위해 용인시 교육청에 연락했다. 기특하게 여긴 장학사가 용인 성산초등학교를 연결해줘 11명의 멘티를 구할 수 있었다. 권양과 친구들은 ‘봉사원정대’ 대회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우선 멘티들에게 웹 카메라와 헤드셋을 보냈다. 그리고는 각자 멘티의 집으로 찾아가 영어실력을 테스트하고 수업 일정을 잡았다.

 “첫 번째 만난 학생은 성산초 4학년 여학생이었어요. 2년 동안 가르쳤지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스카이프로 만나서 영어 수업을 했고요. 영어 말하기 시험을 도와줬을 때 100점을 맞아온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어려워하는 영어 발음은 노래를 통해 쉽게 익히도록 도왔어요.”

 권양과 친구들은 방학 중에 ‘잉글리시 데이(English Day)’라는 행사를 만들어 멘토·멘티가 함께 만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2009년 8월 성산초 과학실에 멘토와 멘티가 모여 영어 요리법을 이용한 삼각김밥 만들기, 영어게임, 영어발표 등의 시간을 가졌어요.” 학생인 자기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부터 진행까지 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더없이 재미있었다고 한다.

 동아리는 2010년 규모가 늘어나 1, 2학년 25명이 모였고, 이번에는 가평군 교육청에 연락해 청평·미원·대성·상천초등학교 등에서 모두 15명의 멘티를 추가로 추천받았다. 그 중 권양이 지난해 초부터 가르치고 있는 해빈이는 “영어수업이 제일 재미있어요. 선생님이 영어로 된 만화도 보여주고 모르는 단어도 친절하게 알려주거든요. 수학 성적도 많이 올라서 너무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온라인 학습봉사다 보니 중간에 멘티와 연락이 끊기거나 그만두는 봉사자가 생기기도 했다. 권양은 “친구들이 개인사정으로 수업을 못하게 돼도 제가 다 관리할 수 없었어요. 꾸준히 활동하지 못한 친구들을 보면 동아리 리더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건 아닌가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해요”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래서 봉사도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멘티와 친밀하게 지내는 아이들은 바쁜 학교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봉사를 이어 가더라고요.”

 권양은 오는 9월 미국 스탠포드대에 진학한다. 빈곤을 줄이는 교육·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고1 때 참여한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캠프에서 국제 빈곤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어요. 저도 지구촌문제 해결에 동참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미국에 가더라도 스카이프로 하는 학습봉사는 계속 할 생각이에요.”

 권양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글=윤새별 행복동행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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