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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세상에 네 얘기를 소리쳐봐, 언니·오빠가 도와줄게”

씨드스쿨의 멘토 ‘T’들. 왼쪽부터 최민기·김정윤·안은빛누리·장윤선·김현목씨. [최명헌 기자]


멘토링 봉사를 하고 있는 여대생 A씨. 지난 연말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하자 6개월 전부터 멘토링을 해온 중학생 P양이 평소 하지 않던 얘기를 했다. ‘어떤 친구가 자꾸 싸이월드 도토리를 달라고 해요.’ A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데 대화를 해보니 P양이 꾸준히 갈취를 당해오고 있었다. 학교나 집에서 내색하지 못했던 고민을 매주 한번 꾸준히 만나는 멘토에게 드디어 털어 놓은 것이다. A씨는 곧바로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P양을 괴롭히던 친구를 직접 만났어요.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요.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더 이상 갈취행위를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후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요.”

 A씨는 교육NGO인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이사장 우창록·법무법인 율촌 대표)이 운영하는 씨드(Seed)스쿨의 120명 멘토 봉사자 중 한 사람이다. 씨드스쿨은 이 단체가 2009년에 결성되면서 주력해온 멘토링 봉사조직이다. 대학생 봉사자(멘토)와 학생(멘티)이 1년 동안 만난다. “멘티들이 가진 꿈의 씨앗이 싹 틀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요.”

  지난해에는 경기도 성남시 창곡여중 등 6개 학교에 20명씩 멘토링 봉사를 나갔다. 창곡여중은 성남 구시가지의 외진 곳에 위치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교다. 2년 전 송명자(52·여)교감이 씨드스쿨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고양시 덕양중학교의 사례를 보고 2년 전 봉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롤모델이나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에게 꿈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죠.” 이 학교 학생 20명은 매주 목요일 본교로 찾아온 20명의 대학생 멘토 선생님과 일대일로 개인 만남을 가졌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기 별로 나눠 비전·학습지도로 짜졌다. 송교감은 “처음 시작한 2010년에는 아이들을 모으기가 어려웠는데 지난해에는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많은 아이들이 신청을 했다”고 소개했다.

멘토들은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들과 만나기 전 사전 교육을 받고 1년 동안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멘토에게만 ‘티(T)’라는 자격이 부여된다. ‘티’는 ‘티처(Teacher)’의 머릿글자를 딴 것으로, 씨드스쿨의 전문 교사를 지칭한다. 한 명의 티가 한 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역할 또한 막중하다. 경기도 용인시 모현중의 티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윤(22·여·세종대 일어일문학 4)씨는 “지금 만나는 한 아이의 미래가 나를 만나면서 바뀐다고 생각하면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다”며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씨드스쿨에 오는 학생들은 취약계층이거나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다. 그 중 폭력성향이 있는 문제학생들도 꽤 있다. 최민기(20·상지대 국어국문학 1)씨는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적다 보니 언니·오빠처럼 편하게 생각한다”며 “학생들 나름의 문제가 있는데 그걸 대화로 풀어내면 후련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처음 씨드스쿨 프로그램을 시작한 덕양중학교는 지난해 교내 폭력사건이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인생의 목표를 다시 세웠어요.” 김현목(29·남아공대 상업법학 2)씨는 군 제대 후 3년 동안 ‘티’와 멘토들을 관리하는 ‘엠(M)’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남아공에 돌아가 마쳐야 할 학업이 있었지만, 매년 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이 크고 책임감을 느껴 계속 활동한 지 벌써 3년 째다. 김씨는 “그 전에도 남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구체적이진 않았다”며 “남아공에 돌아가면 씨드스쿨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씨드스쿨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멘토 티는 이달 15일까지 모집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eedschool.kr)에서 알 수 있다. 올해는 140명을 선발해 7개 학교에 멘토링 봉사를 할 예정이다.

글=이예지 행복동행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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