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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의 ‘여자란 왜’] 선글라스 낀 비키니 인증샷 … 왜 가슴만 당당한가

지난주 정봉주 전 의원에게 보내는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비키니 인증샷으로 표현의 자유냐, 여성의 도구화냐, 성희롱이냐 등 말들이 참 많았다. 대개는 비키니 그녀들보다 나꼼수 멤버들의 언행이, 그리고 ‘절벽인 여자들이 가슴 큰 여자를 질투한다’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씹히는 분위기다.

 하나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은 세상 남자들이 드글드글 끼기 전의 상황이다. 그녀들이 참 궁금했다. 과감한 셀카 올리는 재미 정도였을까, 아니면 이렇게 이슈가 될 것임을 미리 계산했을까, 혹은 정봉주 석방을 위한 진심 어린 묘책이었을까. 또 같은 여자가 다른 여자의 육감적인 사진을 보면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뭐 어때, 가슴을 까든 말든 우리 자유지!’라는 자매애적 응원을 할까, 아니면 ‘천박하다’며 여자 망신 다 시킨다고 부끄러워할까. 전자의 자세면 자칫 ‘골 빈 여자’가 될 테고, 후자면 ‘드세고 경직된 여자’가 되겠지.

 솔직한 감상을 말하겠다. 내 경우는 전자와 후자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 아찔함에 후끈 달아오름과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입 모양은 ‘와우!’인데 눈가엔 주름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이내 ‘안쓰러움’으로 정착했다. 표현의 자유라고 치자. 살신성인적 희생이라고도 하자. 그렇다면 왜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선글라스를 못 벗는가. 미처 거기까지는 못하는 걸 보면 아직 스스로를 제대로 자유롭게 해주지도 못하면서 나름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능력만 높아가는 건 아닐까. 개별적인 개성의 ‘얼굴’이 당당해지기보다 만인의 관심을 받기에 손색 없는 가슴만 ‘당당한 공인’이 되면 뭐 하나. 난 그 뒤에 숨은 그 얼굴과 속마음이 궁금할 뿐이었다. 살덩어리가 아니라.

임경선 칼럼니스트·『어떤 날 그녀들이』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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