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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기면 한·미 FTA 폐기 … 민주당, 오바마에게 공개서한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한·미 FTA 발효 중단 촉구 대회’를 연 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상원의장,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미 대사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걸 의원, 한명숙 대표, 정범구·박지원·김재윤 의원. [김형수 기자]

야권이 이번 대선에서 집권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포괄적인 재협상이 관철되지 않으면 폐기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미국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이어서 ‘폐기 예비통보’나 마찬가지다. 향후 선거국면에서 한·미 FTA 폐기를 최대 이슈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8일 오후 지도부와 소속 의원 96명 전원의 명의로 된 서한을 공개하고 주한 미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한·미 FTA 이행법안을 비준한 미 의회의 상원의장(조 바이든 부통령)과 하원의장(존 베이너)에게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양당은 서한에서 “12월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그때까지 우리가 제시한 재협상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협정문 24.5조 2항에 따라 한·미 FTA는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의 (재협상)요구를 미국 정부가 간과한다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실현될 경우 한·미 FTA 폐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신뢰를 결정적으로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정당한 절차와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사례가 없다”며 “한·미 FTA 폐기 주장은 한·미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 및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협상을 주도했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도 “코미디 같은 얘기”라며 “표가 된다고 판단해서 그러는 듯한데 우리의 국제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 발효된 한·EU FTA는 놔두고 한·미 FTA만 문제 삼은 것은 선거철에 또다시 반미감정을 자극해 야권결집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야당의 가장 중요한 공조 행보가 한·미 FTA 발효 중단으로 모아질 것을 기대하고, 그렇게 열심히 해 나가겠다”며 반(反)FTA를 야권 공조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 서한은 99%의 우리나라 국민의 한을 담은 서한”이라며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로 새롭게 만들어질 정부는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힘을 모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당이 요구한 10가지 재협상 항목은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폐기 ▶서비스 자유화 대상 축소 ▶주요 농축산 품목의 관세 폐지 유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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