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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폐기’ 총선 승부수로 … 이주영 “민주당의 자기부정”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의원, 총선 출마자들이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한·미 FTA 발효 절차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소속의원 96명 전원의 명의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첫째줄 왼쪽부터 정세균 상임고문, 한명숙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박지원 최고위원. 한 대표 바로 뒤는 김진애 의원, 오른쪽은 천정배 의원. [김형수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찬성하면 이명박 정부편, 반대하면 99%의 국민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노리는 편가르기 구도다.

 8일 양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은 그런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다. 한·미 FTA에 대해선 원래 찬반이 뚜렷이 갈렸지만, 이날 야권의 공개서한 ‘퍼포먼스’를 통해 정치적으로 새 국면이 시작된 셈이다.

 이로써 향후 선거 국면에서 새누리당, 이명박 정부와의 선명한 대립각의 맨 앞부분엔 한·미 FTA가 자리 잡게 됐다. 여기엔 미국 측에 받아들일 수 없는 재협상을 요구하고, 미국이 이를 거부하면 반미(反美)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야권의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한·미 FTA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쟁점화를 통해 선거 득표전략으로 가져가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정치 전문가도 “미국에서 낙태를 두고 보수와 진보가 갈리듯, 한국의 진보진영이 연대의 상징으로 한·미 FTA를 택한 것”이라며 “‘한·미 FTA=서민경제 붕괴’라는 도식 아래 반(反)이명박 정부 세력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치공학적인 행보는 우리의 국제적 신뢰에 큰 타격을 준다. 합법적으로 맺은 국제조약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폐기한다면 안정적인 국제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적 왕따’ 취급을 받기 쉽다는 뜻이다. 야당이 선거에 승리해 새 정부를 구성하더라도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중국·일본 등과의 FTA 협상에도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 이날 외교통상부가 조병제 대변인 명의로 비판 성명을 신속하게 발표한 이유다. 외교 당국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국제사회에 문을 닫아걸고 살려고 작정을 한다면 FTA를 폐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가 그런 우리나라와 협력하려고 하겠나”라며 “결국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에서 활동 중인 외교문제 전문가도 “한·미 FTA 폐기론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신뢰와 투자 면에서 한국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있다”며 “서한을 보내고 나면 주워담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제3국 기업들도 다음 정부에서 한·미 FTA의 폐기 가능성과 법적 대응에 대해 국내 로펌에 잇따라 문의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즉각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주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민주통합당의 한·미 FTA 폐기 주장은 자기 부정의 극치”라며 한명숙 대표가 과거 총리 시절 한·미 FTA를 옹호하던 발언록을 공개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에게 보낸 야권의 서한에 대해서도 “중대한 외교적 결례”라며 “정당한 절차와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1997년 12월 대선 때도 정부가 국가부도 사태를 피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맺은 지원협약을 놓고 재협상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미셸 캉드쉬 IMF 총재가 유력 대선 후보 3명에게 협약 이행 보장각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는 각서에 서명했고,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는 김영삼 대통령에게 IMF 협약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하는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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