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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미국 대선] ‘신념보다 돈’ 오바마의 변신

2012년 미국 대선판에 괴물이 돌아다니고 있다. 괴물의 정체는 ‘수퍼 정치행동위원회(Super Political Action Committee·수퍼팩)다. 수퍼팩은 2010년 1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탄생했다. 연방대법원은 특정 후보를 편드는 선거광고를 기업들이 못하게 막은 법 규정이 언론자유를 제한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그 결과 미국의 기업이나 노동조합 등은 임의단체를 만든 뒤 돈을 모아 정치·선거 광고를 할 수 있다. 금액 제한도 없고, 돈의 출처도 묻지 않는다. 이름도 마음대로 지을 수 있어 이름만 봐서는 누구를 지지하는지 알 수 없다. 이 괴물은 2012년 미국 대선을 ‘돈의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수퍼팩을 비판해왔다. 2010년 판결 직후 “이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말했다. 금권선거가 판을 칠 수 있다는 거다.

 그랬던 오바마 대통령이 굴복했다. 오바마 선거캠프의 책임자인 짐 메시나는 6일 밤(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전직 보좌관 두 명이 만든 수퍼팩 ‘미국을 위한 최우선 행동(Priorities USA Action)’에 지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또 “우리 선거캠프는 법의 현실에 직면해야만 했다”며 공화당 후보가 무제한으로 돈을 쓰는 상황에서 민주당만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오바마가 입장을 바꾼 건 수퍼팩으로 위장한 ‘돈의 위력’ 때문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7일까지 등록된 수퍼팩은 313개다.

 문제는 수퍼팩이 공화당 쪽에서 무섭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100만 달러(약 11억1500만원) 이상을 모금한 수퍼팩 10개 중 친공화당이 8개다. 특히 롬니 후보를 지지하는 ‘우리의 미래를 복구하라(Restore Our Future)’는 가장 많은 3017만 달러(약 336억원)를 모았다. 오바마가 그동안 수퍼팩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서인지 ‘미국을 위한 최우선 행동’은 440만 달러에 그쳤다. 수퍼팩 자금이 몰리며 2011년 4분기 공화당은 9430만 달러를 모금한 반면, 오바마 진영은 6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수퍼팩은 규정상 후보에게 직접 돈을 줄 수 없다. 대신 모은 돈으로 무제한 선거광고를 퍼부을 수 있다. 수퍼팩의 위력은 공화당 경선인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때 드러났다. 승리한 롬니 측의 ‘우리의 미래를 복구하라’가 400만 달러를 퍼부은 반면, 패배한 깅그리치 측의 ‘우리의 미래 쟁취(Winning Our Future)’는 150만 달러에 그쳤다.

 11월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 측으로선 더 이상 ‘이상’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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