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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두고 공항철도 탄 회장님, 승객과 농담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영하 12도의 강추위가 몰아친 8일 오전 7시. 서울역 지하 3층에 있는 공항철도 플랫폼에 뜻밖의 손님들이 나타났다.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출국하는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회장과 그룹 임원 10여 명이었다.

 잠시 뒤 씨티그룹 로고로 안팎을 두른 열차에 오른 팬디트 회장은 객차 세 칸을 오가며 승객들에게 해외 여행용 멀티 플러그가 담긴 작은 상자를 나눠줬다. 씨티그룹 창립 200주년을 기념해 미리 준비한 기념품이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승객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비크람 팬디트(씨티그룹 CEO)’라고 적힌 왼쪽 가슴의 이름표를 보고도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팬디트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60여 명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간간히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거나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스티븐 버드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영책임자도 ‘반갑습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를 하며 열차 안을 돌아다녔다.

 선물을 다 돌린 그는 빈자리에 앉아 창밖 경치를 바라봤다. 마침 해가 떠오르자 ‘뷰티풀’을 연발했다. 동행한 이흥주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에겐 공항철도의 역사와 구간, 하루 이용객, 역의 이름과 위치, 한글로 된 안내판의 의미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오전 8시를 조금 넘겨 인천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대기하고 있던 회사 전용기를 타고 곧바로 중국으로 출발했다.

 팬디트 회장의 이날 행보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을 방문하는 VIP급 인사는 인천공항을 오갈 때 모두 승용차를 이용한다. 이동시간이 짧고 보안문제도 신경이 덜 쓰이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공항철도 측과 미리 협의는 해뒀지만 팬디트 회장의 방한 일정이 워낙 빡빡해 실제 기차를 탈 수 있을지는 전날 밤까지 불확실했다”며 “창립 200주년의 의미를 한국 고객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팬디트 회장의 200주년 세계투어 첫 방문지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신흥시장이 씨티그룹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고, 6000명의 직원과 220개 지점을 보유한 한국은 신흥시장 중에서도 특히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나현철·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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