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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타워팰리스에서 본 ‘1억 피부숍’

박성우
사회부문 기자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부자들이 사는 곳이다. 타워팰리스에 사는 유권자들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80%가 넘는 몰표를 던졌다. 당시 나 후보를 괴롭힌 ‘1억 피부숍’ 논란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여주었다.

 경찰이 “1억 피부숍 보도는 허위”라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이곳의 주부들을 만났다. 이들의 속내는 복잡했다. 한 60대 주부는 “빨갱이 세상이 될까 봐 나경원을 찍긴 했지만 솔직히 피부숍 얘기는 아직도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경찰 발표도 “웃기는 얘기”라고 했다. “1억 피부숍이라고 했다고 ‘아, 정확히 1억원을 썼구나’ 하고 생각했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돈도 돈이지만 거기가 일반인은 못 가고 아는 사람들만 받는다는 게 화나는 거지.”

 같이 있던 30대 주부는 좀 더 현실적이었다. “경찰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그 피부숍은 연회비가 3000만원이고 5000만원짜리 회원권도 있다는 거잖아요. 피부관리에 550만원 썼으면 검소한 건가요?”

젊은 주부는 “말이 550만원이지 부르는 게 값인 강남 피부숍에서 국회의원이라고 싸게 해 준 건지 어떻게 아느냐”는 말도 했다.

 새누리당이 최근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벌금이 아닌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는 일명 ‘나경원법’을 발의했다. 또 경찰은 최근 ‘1억 피부숍’ 보도를 한 주간지 기자가 소환에 불응한다며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기각 당했다.

 당시 그 주간지 기자의 취재 방식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여기가 얼마나 비싼 데인지 아느냐’며 거들먹거리는 피부숍 원장에게 “한 장(1억원)?” 하며 유도신문에 가까운 질문을 했다. 만일 메이저 언론이 그런 식으로 취재했다면…. 매사를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 진영논리로 접근하는 쪽에선 사태의 본질보다 취재방식의 적절성을 문제삼았을 것이다.

 물론 허위·과장 폭로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그렇다고 경찰 발표를 계기로 새누리당 등에서 피부숍 논란을 과거 대선 때의 ‘병역 특혜 문건’이나 ‘기양건설 10억 수수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당시 의혹은 아예 근거가 없었다. 이번엔 피부숍 출입이라는 실체가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 패배의 원인을 피부숍 논란에서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집권당의 실정 때문에 졌다는 판단을 해야 옳다. 말 잘못한 사람 감옥 보낼 궁리보다는 대중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줄 정책을 고민하는 자세가 선거를 앞둔 그 당을 위해서도, 그리고 국민을 위해서도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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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