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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그림 보며 리스트를 듣는다 … 하이브리드 공연 시대

다음 달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첼리스트 요요마와 함께 내한 공연을 펼치는 실크로드 앙상블의 연주 모습. 한국을 비롯한 8개국 출신 17명의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크레디아 제공]


예술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국내 공연계에 ‘하이브리드(Hybrid)’ 바람이 거세다.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 인기



 자동차 용어로 익숙한 ‘하이브리드’는 잡종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라는 두 개의 심장으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이 한 무대에서 만나고 있다. 예컨대 국악 연주 단체와 연극 배우들이 함께 창작극을 만들고, 피아니스트와 미술 작품 해설자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한다. 2000년대 각 예술 장르간 연합이라는 의미의 ‘퓨전’이 새롭게 등장했다면 이제는 ‘하이브리드’라는 키워드가 공연계를 관통하고 있다.



음악극 ‘전통에서 말을 하다’의 연습 장면. 극단 골목길의 배우 뒤쪽으로 아쟁을 연주하는 모습이 보인다.
 우선 서울 충무아트홀 상주 예술단체인 국악 앙상블 시나위는 11~12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내에 있는 소극장 블루에서 음악극 ‘전통에서 말을 하다’를 무대에 올린다. 가야금·거문고·아쟁 등 국악기 연주자 5명으로 구성된 시나위는 이날 극단 골목길의 배우 김주완·김주헌·심재현 세 명과 함께 매월당(梅月堂) 김시습(1435~93)의 일생을 보여주는 공연을 펼친다. 김시습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조선시대 작가로 2200여 편의 시를 남겼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시습이 신숙주를 비롯해 수양대군, 단종과 함께한 생애의 격동적인 장면을 그의 인간적인 갈등, 고뇌와 함께 그릴 예정이다. 음악극이지만 연출과 대본은 대학로의 스타 연출자 박근형씨가 맡았다. 기존 연극과 달리 배우들의 동선과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무대세트도 최대한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박씨는 “기존 연극에서 음악이 부수적인 효과를 담당하는데 그쳤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국악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와 연극 배우들과 동등한 관계에서 연주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연극에서도 (악단이) 라이브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지만 무대에 올라와서 공연을 하게 되는 흐름은 최근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래식 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하이브리드’ 공연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국악 관현악단이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연주하는 것이 퓨전 시대 공연이라면 하이브리드 시대의 공연은 베토벤과 함께 활동했던 화가들의 그림 설명과 함께 베토벤의 음악을 들려주는 식이다. 베토벤의 음악과 동시대의 화가들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르츠 콘서트’가 바로 그런 자리다. 피아니스트, 소프라노, 발레단 등 각 장르별 음악가들이 총출동한다. ‘아르츠’는 미술을 뜻하는 ‘Arts’의 스페인식 발음이다. 미술해설가 윤운중씨가 공연 전체를 담당하는 ‘콘서트 마스터’로 등장한다. 윤씨는 화가 앙리 레흐만이 화폭에 담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그림을 설명해 준다. 이어서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리스트의 ‘페트라르카 소네트 제104번’을 연주한다. 미술 작품 감상과 음악의 랑데부가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줄 예정이다.



 예술 장르간 ‘교집합’이 퓨전의 다른 표현이었다면 하이브리드는 장르간 ‘합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흐름도 감지된다. 다음 달 12일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友友馬)는 ‘실크로드 앙상블’과 함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연다.



 이날 무대에는 요요마를 비롯해 전통 클래식 연주자들이 한국·일본·인도 등 각국의 전통 악기 연주자들과 함께 협연한다. 요요마가 2001년부터 공연해온 야심적 프로젝트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6월 요요마의 실크로드 프로젝트이 대해 “여러 가지 예술이 서로 뒤섞이고 과학을 비롯해 다른 분야들과 녹아 들고 결합하면서 모든 것들이 하나로 모이는 컨버전스(Convergence·수렴) 시대다. 이런 현상의 중심에 요요마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요요마는 음악 잡지 ‘스트링스’와의 인터뷰에서 “탱고 음악은 아르헨티나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양한 문화들의 조합이다. 아르헨티나의 악기라고 생각하기 쉬운 반도네온은 사실 독일에서 발명됐고 프랑스에서 유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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