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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주연’ 길어야 1년 vs 북 새 체제 예상보다 견고

‘김정일 이후 시대의 한반도’를 주제로 제3회 한반도포럼이 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왼쪽에서 셋째)가 ‘김정은의 세습 전망과 권력구조 변화’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발표자 이정철 숭실대·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유 교수, 사회자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토론자 고유환 동국대·정창현 국민대 교수, 고윤희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한반도포럼은 북한·동북아 관련 최고 전문가들이 통일과 평화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모임이다. [김성룡 기자]


한반도포럼 발제·토론 요지

제3회 한반도포럼 학술회의

북, 김정일 때 같은 벼랑끝 외교는 안 할 듯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 기조 연설=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관련국은 김정일 승계정권과 건설적인 관계를 조장하고 북한을 평화, 개혁,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협조하는 데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북한이 이런 결단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와 같은 ‘벼랑 끝 전술’이나 ‘중·러 간 줄타기 외교’를 구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또 중국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남한에 대한 도발행위를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기존의 핵정책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지원을 얻고 미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체제 존속을 위해 지원과 협조를 제공하는 한편 남한과 밀접한 경제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것이다. 한·미·일의 중국 포위에 대응하기 위해 한·중·일 협력체제도 추구할 것이다. 미국은 아시아 중시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뒤로 미루더라도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현 핵활동과 시설을 동결하는 북한 핵 관리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한국으로선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고, 미국·일본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열외가 되는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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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이후의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오래전부터 ‘김정은 체제’가 준비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김정일이 펼쳤던 군부 중심의 선군 정치를 김정은이 성공적으로 당 중심으로 회귀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현재 북한 체제가 보여주는 안정 기미는 곧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5·24 제재조치 이후에도 북한 경제가 미미하나마 성장궤도에 들어섰다는 해석도 눈길을 끌었다. ‘김정일 이후 시대의 북한’을 주제로 펼쳐진 제1회의는 김정은 체제의 불안론과 안정론 사이에서 격론이 오갔다. 다음은 발제자와 토론자의 발언 요지.



 ▶김영희(사회)=17년 전 김일성 사망 당시 한국 사회에서는 북한 붕괴 필연론이 주류였다. 김정일이 사망한 지금은 북한 안정론이 대세다. 공통점은 중국이라는 튼튼한 버팀목의 존재다. 진단과 처방이 틀려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유호열=현재 북한 체제는 드라마 주연배우가 갑자기 교체된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새로운 주연배우가 연기를 잘한다면 드라마는 성공할 수 있다. 다만 김정일은 배우뿐만 아니라 작가, 감독 겸 제작자였다. 김정은에게는 작가와 감독 능력이 없다.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주민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1년 안에 드라마는 종결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불안정 요인을 관리하면서 점진적인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와 준비는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이우영=사회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 100만 대가 도입된 휴대전화가 재스민 혁명을 불러오고, 한국 드라마가 유행한다고 체제가 붕괴하지 않는다. 선입견을 갖고 북한을 보아선 안 된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보다 북한 사회에서 국가의 통제 역할이 줄어든 것 같다. 그만큼 체제가 견고하다는 의미다. 새로운 세대와 계층이 등장했지만 이들은 기존 체제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체제 유지 세력이 불만 세력을 압도한다. 젊은 지도자의 등장으로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 변화의 압력은 높아지지만 지금은 아니다. 변혁의 시그널은 있다.



 ▶이정철= 경제 측면에서 북한은 경공업을 강조하는 ‘함남의 불길’, 컴퓨터화·자동화를 내세운 ‘새 세기 산업혁명’, 고용 창출을 노린 ‘평양시 면모 일신’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북한 경제는 한국은행의 발표와 달리 상당한 수준의 성장을 이뤘다. 이는 한국의 5·24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의미다. 식량 가격과 인플레이션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안보와 민주·시장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루기는 불가능하다는 가설이 있다. 북한이 개방과 인권을 선택하도록 하려면 생존을 해결해줘야 한다. 5·24 이후 플러스 성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핵심이다. 북한의 현실을 정확히 분석한 뒤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고윤희= 개성공단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군부다. 김정은 체제가 군부를 설득해 개혁·개방으로 나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개성공단은 제2의 DMZ다. 5·24 제재조치도 정치와 경제로 분리해 대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경제협력 분야는 남북이 이념을 초월해야 한다.



 ▶정창현=중동에 파견된 북한 의사는 1년에 15만 달러를 번다. 3만 달러만 국가에 내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평양 시내에서 260달러 휴대전화로 친구들을 불러 10달러짜리 햄버거를 먹고 호텔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부른다. 이런 계층이 북한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다.



 ▶고유환(동국대)=북한의 권력 교체는 예상보다 이른 2006년께부터 시작됐다. 혁명 3~4세대로 진용이 짜였다. 권력 구축 작업이 예상보다 견고하다. 문제는 북한이 상정한 외부 적과의 화해다. 외부세력이 도리어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해줬다. 북한 내부 온건파의 입지가 다져질 수 있도록 외부가 전략적 선택을 할 시점이다.



제3회 한반도포럼 학술회의 : 김정일 이후 시대의 한반도



날짜 : 2012년 2월 2일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기조발제 : 한승주(전 외교부 장관)



제1회의 주제 : 김정일 이후 시대의 북한



● 김정은의 세습 전망과 권력구조 변화 전망(유호열/고려대)



● 북한 경제 : 개혁·개방의 전망과 과제(이정철/숭실대)



● 김정일 사망과 북한 사회의 변화(이우영/북한대학원대)



토론 : 고유환(동국대), 고윤희(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정창현(국민대)



제2회의 주제 : 김정일 이후 시대의 한반도 평화



● 6자회담의 전망과 과제 : 북한 비핵화 전략 신구상(전봉근/외교안보연구원)



● 김정일 시대 이후의 북·미관계 전망과 과제(박영호/통일연구원)



● 김정일 이후 북·중관계 전망-한·중관계에 대한 함의와 더불어(김흥규/성신여대)



토론 : 이봉조(전 통일부 차관), 신정화(동서대), 이희옥(성균관대)



제3회의 주제 : 김정일 이후 시대의 남북관계와 대북정책



● 남북관계 : 거시와 미시, 구조와 정책의 융합적 접근(박명림/연세대)



● 대북경제협력 전망과 과제(양문수/북한대학원대)



● 김정일 이후 시대의 남북관계와 대북정책-대북 인도주의 정책(방현섭/함께나누는세상)



토론 : 이신화(고려대), 조동호(이화여대), 최진욱(통일연구원)



◆한반도포럼=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대전환기를 맞아 한반도 안정과 평화, 통일에 대한 대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싱크탱크다. 북한과 동북아 관련 분야의 최고 전문가 3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했고 지난해 3월 출범했다. 통일과 평화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보수와 진보의 다양한 학문적· 정책적 해법과 대안을 모색한다. 열린 보수를 지향하는 중앙일보는 한반도포럼과 함께 통일과 관련된 국가 어젠다를 제시할 예정이다. 중앙일보는 2002년 ‘예산 1% 북한에 지원하자’를 국가 어젠다로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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