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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이건 전쟁영화 아닌 가족영화”

영화 ‘워 호스’에서 앨버트(제레미 어바인)는 야생마 기질이 있는 말 ‘조이’를 길들여 밭을 갈게 하는 기적을 만든다. [소니 픽쳐스]


스필버그 감독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66) 감독이 다시 전쟁터로 눈을 돌렸다. 9일 개봉하는 ‘워 호스’(war horse)다. ‘쉰들러 리스트(1993)’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등 총성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을 다뤘던 그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 다만 이번에는 말(馬)을 전면에 내세웠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그의 첫 영화다.

말과 소년의 교감 그린 ‘워 호스’ 9일 개봉



 ‘워 호스’는 전쟁에 참가한 말의 시선으로 인간 군상의 구석구석을 응시한다. 절망적 상황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런데 왜 하필 말일까. 실제로 스필버그는 15년간 말을 길러왔다. 현재 기르고 있는 말이 12마리나 된다. 아내는 승마광이고, 15세 딸은 승마선수다.



 그는 “수백 년간 인간을 위해 헌신해 온 말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세월의 부침에도 탈색되지 않는 믿음의 가치를 표현할 동물로 말이 가장 적합했다는 얘기다. “자동차의 보급으로 말은 경마장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특별하고 순수한 존재다. 인류의 DNA 어딘가에는 말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다”며 말 예찬론을 폈다.



 영화는 형제 같은 정을 나눈 말 ‘조이’와 평범한 청년 앨버트가 전쟁 때문에 이별했다가 천신만고 끝에 재회하는 여정을 다룬다. 영국 작가 마이클 모퍼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스필버그는 2010년 런던에서 소설을 토대로 만든 연극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연극의 목마(木馬)보다 더 큰 감동을 주려고 영화로 만들 것을 결정했다.



 ‘워 호스’에서 조이는 참호속을 질주하고, 대포를 끄는 동작 하나하나에서 전문 배우 이상의 리얼리티를 전한다.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전우(戰友)’ 흑마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조이의 눈빛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스필버그는 “‘워 호스’는 전쟁영화가 아니라 가족영화”라고 강조했다. 인간과 외계인의 교감(E.T.)이 인간과 동물의 공감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하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유감없이 보여주었던 그의 극사실적 전쟁 묘사는 관객들을 1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독일군의 겨자가스 살포로 쓰러져가는 영국군, 쥐떼가 들끓는 참호, 철조망에 빨래처럼 널려있는 시체 등등. 전쟁의 참혹함을 절감하게 된다.



 영화는 말과 전쟁의 역사도 일별하게 한다. 영국군 기병대가 독일군 기관총에 의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장면은 말이 더 이상 전쟁에서 ‘중요한 수단’이 아님을 웅변한다. 과거 총과 화살 이상으로 중요했던 말은 근대식 무기가 만개한 1차 대전에서 짐을 실어 나르는 동물로 전락했다. 영국·독일군 양측 군대가 잠시 총을 내려놓고, 철조망에 감긴 채 중립지역에 방치돼 있는 조이를 함께 구하는 장면이 가슴 뭉클하다.



 아카데미상을 5번 수상한 작곡가 존 윌리엄스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조이의 여정에 따라 때론 비극적으로, 때론 감상적으로 가슴에 물결치며 한 편의 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6일 열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음악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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