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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우리에겐 생소한 송아지 고기, 단백질·칼슘 많고 지방 적어

한 마리에 240만원까지 하던 송아지가 요즘 마리당 3만~5만원 남짓 한다. 말 그대로 폭락이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과천청사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직접 송아지 고기 시식회까지 연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서 장관은 “농가의 6개월 된 육우 송아지 1000마리를 시범 구매해 송아지 고기로 팔아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며 “외국에선 송아지 고기를 최고로 친다”고 했다.



 덕분에 전엔 값이 비싸고 귀해서 접하기 힘들었던 송아지 고기를 먹을 기회가 생겼다. 알고나 먹자. 송아지 고기(veal)는 일반 쇠고기(beef)와는 다른 점이 적지 않다.



 소는 위(胃)가 네 개여서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인 데 비해 송아지는 아직 위가 하나다. 송아지 사료에 오메가-3 지방처럼 혈관 건강에 이로운 성분을 첨가하면 송아지 고기에도 오메가-3 지방이 많이 들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이래서다. 또 소는 트림을 통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데 반해 송아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태어난 지 1년 이내의 송아지 고기를 유럽에선 화이트 빌(white veal, 생후 5.5개월에 도축)과 레드 빌(red veal, 생후 8개월)로 분류한다. 아주 어릴 때는 송아지가 우유나 대용유만 먹으므로 고기 색깔이 하얗다. 근육에 육색소(肉色素, 마이오글로빈)가 적어서다. 독일 뮌헨에서 매년 10월 열리는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의 대표 음식인 흰 소시지에도 송아지 고기가 들어간다. 레드 빌은 대용유 외에 농후사료·조사료 등을 먹여 키워 색이 붉어진 고기다.



 미국에선 송아지 고기를 밥 빌(Bob veal, 1~4주)·스페셜 페드 빌(special fed veal, 4~4.5개월)·빌 카프(veal calf, 9개월 이상)로 구분한다.



 영양만 놓고 본다면 송아지 고기가 쇠고기보다 낫다. 단백질 함량은 엇비슷하지만(100g당 20g가량) 지방은 송아지 고기가 100g당 2~5g으로 쇠고기(15~41g)보다 훨씬 낮다. 지방(1g당 9㎉)이 적으니 열량도 낮게 마련이다. 다이어트하는 서양인이 쇠고기 대신 송아지 고기를 즐기는 것은 이래서다. 또 송아지는 우유 등을 먹여 키우므로 철분(빈혈 예방)·칼슘(뼈·치아 건강) 함량도 송아지 고기에 더 많다. 그래서인지 미국·유럽에선 일반 쇠고기보다 비싸다.



 문제는 맛이다. 지방이 적어 살이 연한 대신 쇠고기처럼 지방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지는 느낌은 떨어진다. 게다가 우리 소비자에겐 생소한 맛이다.



 유럽 특히 이탈리아·프랑스 요리엔 송아지 고기가 예부터 많이 사용됐다. 돈가스와 비슷한 이탈리아 음식인 코톨레타(cotoletta)나 오스트리아 음식 비엔나 슈니첼(Wiener Schnitzel)에 송아지 고기가 들어간다. 상대적으로 지방 함량이 높은 송아지 갈비 부위를 넓게 편 뒤 그 위에 송아지 콩팥·대파·양파 등을 넣고 후추를 뿌린 다음 말아서 끈으로 묶고 바비큐처럼 구워낸 송아지 콩팥말이구이도 유명하다. 기름에 튀긴 송아지 고기 속에 다진 양념·치즈를 넣고 저민 뒤 구운 퐁듀도 있다. 서양에선 또 송아지 고기 스테이크나 채소·송아지 고기 꼬치도 즐겨 먹는다(상지대 응용동물과학과 정구용 교수).



  국내에선 “어린 동물을 어떻게 먹을 수 있나”하는 정서적 부담감도 느낄 법하다. 하지만 서양인은 송아지 고기 먹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동물애호 국가인 프랑스에서 송아지 고기 요리가 발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보다는 동물 복지와 연관된 문제 제기가 활발하다. 송아지를 빨리 키우기 위해 어둡고 따뜻한 장소에 가둬 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송아지 복지에 반한다고 봐서다.



  농식품부는 “축산 농가를 위해 송아지 고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보다 송아지 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해 홍보하고, 우리 국민의 입맛에 맞도록 고(高)품질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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